한일관계의 기억의 정치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리서치를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나는 양국 간의 역사 인식 차이, 과거사 문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적 동학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한일 양국의 학자, 정책 결정자, 그리고 여론 주도층으로 구성된 소위 '인식공동체'(epistemic communities)의 역할과 한계에 주목하게 되었다. 인식공동체(epistemic communities)는 특정 영역에서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 네트워크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위자로 간주된다(Haas 1992). 한일관계에서도 양국의 학자, 전문가, 관료들로 구성된 인식공동체가 존재해왔고, 이들이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