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정치학, 그 중에서 안보 분야에서 동맹은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이다. 동맹과 동맹에 의존한 안보가 의존한지에 관한 논쟁은 마키아밸리와 구이차르디니, 혹은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논쟁중 하나이며 과연 동맹의 효력, 즉 동맹 억지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의되는 바이다. 하지만 안보 동맹이라는 것은 결국 실존하는 개념이며, 안보 동맹의 억지력 역시 논란의 대상이고 여전히 그 개념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긴 하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한국과 동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북중동맹이 같은 층위는 아니지만 안보동맹으로서 실존한다. 여기에 한국으로 지역적 범위를 국한하고, 동아시아에서의 행위자들과의 관계로만 본다면 몇가지의 관계가 존재한다. 미국과는 한미군사협정을 통한 한미동맹이 존재하고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존재한다. Hub and spoke관계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코어로 동맹관계의 하나의 변주로 존재한다. 이는 직접적 동맹관계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상호의존을 통해서 동반자 관계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일본과 안보적 관계는 서로의 친선을 도모하는 정도이지 안보적 유인동기가 동맹에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동맹의 개념을 광의에서 본다면 일본과의 관계도 협력자 이상에 준하는 관계임은 분명하다.
한국외에서 주목할만한 동맹 관계는 일단 한국과 같이 Hub and spoke 관계에 해당하는 미일 동맹이 있다. 일본이 국제법적으로 완벽한 억지와 군사력을 능동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안보 추구와 적국의 억지를 위해서 철저한 안보동맹을 필요로 하였고 미국 역시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 일본과 강한 동맹관계를 맺었다. 한국에게 있어 적국이라 할 수 있는 북한 역시 중국과 직접적인 안보 동맹을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와도 협력자 이상인 동시에 동맹의 준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결국 보면 동아시아의 모든 행위자는 사실 안보 동맹으로 엮여 있다. 이러한 안보동맹의 구조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동아시아의 국제정치학을 바라보는 중요한 분석틀이 된다. 냉전시대에 존재하였던 양극 체제를 여전히 존속한다고 보고 한-미-일 : 중-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며 여기에 대만이나 러시아를 넣기도 한다. 허나 일본과 중국이 가까운 협력자 관계로 격상함에 따라서 이러한 안보동맹의 혼란이 왔다고 지적하는 학자도 많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동아시아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두 행위자의 관계, 즉 양자관계가 어떤 국가보다 활발한 국가이다.
만약 동아시아에서 국가간의 관계에서 양자간의 관계를 포기해서는 당위적이나 전략적으로 안된다. 억지의 개념을 넘어서라도 서로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측면은 분명 양자 관계, 즉 동맹의 문제에서 중요하다. 이것은 협력자 관계에서도 직접적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나타난다.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볼 때 경제적인 상호의존은 전쟁 발생의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하고 교류하고 있다면 전쟁을 막지는 못하지만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한국이 안보의 긴장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인 동아시아에서 한국은 독자적인 안보를 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어떤 국가를 택하든 동맹을 택해야 한다. 정말 만의 하나의 가능성을 기하여 북한을 그러한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은 불안정하며 안보적인 관점에서는 좋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적국으로 상정되어있는 상황에서 그런 선택은 불가능하다. 북한의 안보는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를 협박하는 데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북한을 리스크로 바라보는 국제적 인식에 있어서 그것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그러한 선택이 불가능하다. 결국 한국은 그러한 점에서 한미 동맹에 의존하고 있고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북한을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제어할 수 있는 중국과의 상호의존을 분명히 심화시켜야 한다. 또한 일본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일본 역시 외면해서는 안된다. 일본 역시 중요한 관리의 대상으로 봐야한다.
절대 동아시아에서는 국가 단독으로 살아남진 못한다. 북한 역시도 중국 없이는 지금의 체제 유지가 불가능하며 기본적으로 북한은 협박할 상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안보 존립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 역시 이를 외면할 수 없다. 한국은 현재 한미 동맹을 현재의 국제 구조가 유지되는 한에서는 지속시켜야 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지속시켜야 하며 일본의 한국 외교 정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사실 다른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동맹정책의 추구는 분명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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