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의 종족 공동체의 연구는 과연 정치 공동체 이전 즉 폴리스 이전의 공동체는 무엇인가 하는 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베버의 연구는 사실 정치 공동체를 설명하기 위함이지 엄밀히 말하면 민족이나 종족 자체를 설명하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 그러한 종족 공동체마저도 정치적 공동체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 결국 베버의 설명이다.
베버는 기존의 종족공동체 및 민족, 국민국가에 대해서 혈통공동체-언어공동체-정치단체의 세 가지 측면을 모두 검토한다. 베버가 여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통적인 것을 향유하고 있다는 ‘공감’이다. 그러한 공감에서도 혈통공동체나 언어공동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정치적 기억’을 강조하는 것이 베버의 주장이다 베버는 다음 문장으로 그것을 구체화 한다.
관례와 감각문화의 어떤 일정한 재화에서 나타나는 어떤 일정한 공통성 이외에 정치적 기억들에 의해 야기되었다.
Max Weber, 2009, 『경제와 사회: 공동체들,』 (파주: 나남), p. 302
문화를 말하는 국민에 대한 애착은 언어공동체에 기반한 공동체감정에 친화적인 내적 태도임이 분명하지만, 아무튼 이 같은 감정과 동일한 내적 태도가 아니라 부분적인 문화공동체와 정치적 기억에 근거해 있는 특유한 내적 태도이다.
앞의 책, 303
베버는 언어나 혈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보다는 정치적 기억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것은 언어나 혈통은 달라도 하나의 종족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지만, 정치적 기억이 공통적인 것이 결국 종족 공동체 형성이 충분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 공감할 수 있는 공통성을 형성함으로 종족 공동체의 형성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공통의 정치적 기억, 공통의 교파, 그리고 끝으로 공통의 언어공동체가 국민적 공통성의 감정에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인종적으로 야기된 용모 또한 당연히 국민적 공통성 감정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앞의 책, p. 306
하지만 베버가 강조하는 것은 종족 공동체라는 것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결국 그것이 정치적 권력을 가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종족 및 민족이라는 관념이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바로 권력이 부여되기 때문에 그것을 형성하는 종족 공동체 형성의 근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분명히 의미 심장한 서술이다.
국민이라는 개념에서 우리가 거듭 유의해야 할 사실은 이 개념이 정치적 권력에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적이라는 것은 언어공동체, 교파공동체, 관례공동체, 운명공동체를 통해 결합된 인간집단에서 이 집단에 이미 존재하거나 이 집단이 열망하는 독자적인 정치적 권력구성체 조직의 사상과 결합되어 있는 특유한 종류의 열정임이 분명하고, 게다가 권력이 더 많이 강조 될수록 그 열정도 그만큼 더 특유한 것이 된다.
앞의 책, p. 306
종족 공동체는 중요한가? 그것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 공동체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 결국 베버의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은 베버가 바라볼 때 종족 공동체는 결국 정치 공동체의 맹아로서, 그리고 정치 공동체의 기반으로서 중요하다는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베버의 이러한 관점은 사실 중요한 부분이 있다. 분명 베버는 르낭적인 종족 공동체의 관념이 주가 되지만, 그렇다고 피히테나 영속주의적 이론에 대해서도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담론에 있어서 배경에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을 가진 정치 공동체라는 것은 바로 종족 공동체의 목적 및 방향성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지를 고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가진다는 것은 베버의 종족공동체에 대한 글의 함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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