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필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한 연유에는 악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나는 흘려 쓰는 악필인데, 이러한 악필로 연필을 쓰면 아무것도 분명하게 써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악필이라는 것이 더 도드라진 다. 실제로 만년필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이런 악필 때문이니, 연필은 거리가 참 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좋은 연필을 받을 때도 아낌 없이 뿌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연필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있다면 연필로 하는 데셍이나 이런 것과도 전혀 친해지지 않았다는 것. 뭐 근데 내가 그런 활동을 얼마나 하겠는가. 혹자는 연필에 사각거리는 감각과 연필을 깎으며 느껴오는 그 감촉이 연필을 쓰게 하는 동력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한 감각과 감촉이 굉장히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