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Politics/Korean Politics

여섯 번째 편지

Fulton 2011. 1. 2.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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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포페에게

편지가 빠르지 못한 점을 사과하네. 써야할 글이 너무 많았고 나에게 밀린 사무가 너무 많았네. 그 사무를 처리하는 것도 나의 의무였기 때문에 피할 수가 없었네. 자네에게 편지를 못보낸 변명이란게 길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네. 난 자네에게 많은 힘을 기울여 쓰고 있지만 그것이 쉽지 않음을 이해시키고 싶네만, 어떻게 말하던지 그것이 변명임을 난 알고 있네.

f1얘기를 해보려 하네만. f1대회는 정말 서울과 먼 영암에서 치뤄졌었지. 잘치뤄졌다고 생각하는가? 난 생각보다 잘 치뤄졌다고 생각하는 터이네. 물론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지. 숙소는 러브호텔로 엉망이었고, 교통이나 이런 것도 엉망이었고 시설도 완성이 안되었다는 얘기도 들었네. 뭐 어쩔 수 없었단 말을 하고 싶지 않았네. 근데 이러한 비판과 대안으로 인천이나 기타 수도권이 언급되는 걸 보면서 정말 답답했네. 이러한 사태의 가장 큰 비판의 정수에는 "영암이 서울에 너무 멀다."라는 말이 있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었네.

서울과 수도권은 한국에 너무 어마어마한 문화의 중심지였네. 물론 서울의 어마어마한 인구가 몰려있지만, 서울의 문화 집중은 너무 심한 정도였지. 지방 방송과 더불어 지방의 문화공연이 열리는 수, 전시회 수를 생각해보면 너무 열악하지. 단순히 서울에서 퍼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전시나 공연은 서울에서 열리고 말지. 물론 이렇더라도 지방의 문화생활이 따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없지. 하지만 이것 자체도 단절되어있는데다가 지방의 문화는 아예 거의 고사상태라는 것이 문제라네. 네트워크도 너무 약한데다가 그 중심지가 주위 자체를 다 지우고 있다는 점이네.

그러면서도 서울 사람들은 전라남도와 영암이 주도적으로 연 F1 그랑프리마저 서울로 빼앗아 가려 하고 있네. 좀 충격적인 내용이 F1을 열기까지 국고지원은 정말 열악했네. 거의 지방의 힘이었다는 거지. 그런데도 서울 사람들은 이 F1마저 수도권으로 돌리려고 한다는 그 시도와 발상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라는 것일세. 이것이 얼마나 큰 오만인지 자네는 이해를 할 수 있겠는가? 자신들은 노력을 하나도 안해놓고 이제와서 가져가겠다? 난 너무 놀랍네 그 발상 자체가.

서울은 이제 문화 행사를 서울 주도로 이뤄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더불어 서울에서 먼 지방에서 열 경우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네. 왜 서울과 수도권의 불편이 한국 전체의 불편으로 대체되어야 하지? 그동안 서울에서 연 문화 행사가 지방에서는 불편하다고 생각해보지는 못했던 것인가?

서울이 지방을 단순히 착취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네. 그렇게 머리가 굳었다고 생각하네. 모든 문화가 서울로 집중되면서 서울에서 당연히 행사가 열려야 하게 되는거지. 그러지 않으면 그것은 입지조건이 결여된 문화행사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정말 놀라운 서울파시즘의 발현이라 생각하네. 서울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것이 과연 뭔가 부족한 문화행사인건가? 글쎄....

조금 더 감정적이지 않기를 원하네. 물론 편지기 때문에 내 감정이 이 글에 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조금 더 합리적인 글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감정적이 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네. 이 편지를 여기에서 마치는 것을 용서해 주게. 여전히 나에게는 써야할 원고도 많고 일도 많네.. 다음에는 좀더 견실한 편지가 되길 바라네. 자네에게 여전히 행운이 따르길 바라고 있네. 그럼 다음 편지때까지 안녕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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