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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Kenneth Waltz의 『국제정치이론』을 읽고 -1- 이론에 관한 방법론에 대하여.

Fulton 2011. 7. 3.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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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책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사실 부담이다. 게다가 그 저자가 살아있고 살아 있는 거장이라면 더 부담이 된다.  국제정치학에서 신현실주의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Waltz라면 더욱 난감해진다. 이미 그의 저술들은 어마어마한 고전이고 Man, State and War라는 박사논문으로 이미 거장이 된 그의 책, 특히 그의 전문 분야인 방법론과 IR이론을 다루는 『국제정치이론』을 리뷰한다는 것은 정치학도에게는 사실 어마어마한 부담이다. 그의 책을 전면적으로 비판한다거나 평하기에는 나의 내공으로는 여전히 역부족이며 사실 그러한 작업은 다른 뛰어난 국제정치학자들이 이미 해왔다.

내가 『국제정치이론』에 대해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부분은 사실 1장이었다. 1장에서 제시된 ‘이론’과 ‘법칙’에 관한 방법론에 대해서 언급한 수많은 서술은 사실 정치학을 하면서 항상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는 필자에게 수많은 함의를 안겨주었다. 내가 논문을 쓰면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Waltz는 왜 국제정치학이 사회과학이며, 그러한 사회과학적 엄밀성은 어디에서 입각하는가에 대해 전면적으로 제시한다.

Waltz는 그의 논의 전개에 있어 이론과 법칙에 대한 정립을 시도 했다.
이론은 설명이 필요한 세계에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세계로부터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실재’는 그것을 설명하는 이론 그리고 모델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p. 18)

즉 이론은 이론 내부 안에서의 자기 완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이론 내부에서의 자기 완결성이 존재한다면 이론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실재와의 일치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론의 기능에 대해 Waltz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론은 어떤 현상의 변화가 다른 현상들의 변화를 어떻게 필연적으로 일으키는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p. 23)
결국 이론은 현상의 변화를 필연으로 설명하게 하는 기제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현실을 최대한 절제하며 변화에 대하여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에 의한 서술에 치중해야 한다. Waltz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이론은 단순화를 통해 구성되어야 한다. (p. 23)
이렇게 구성된 이론에 대하여 Waltz는 이론을 검증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Waltz가 제시한 이러한 과정은 국제정치학, 더 넓게 정치학에서의 이론을 담은 논문 검증과정에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검증 과정을 통과한 논문을 현재 정치학에서는 ‘우수한’ 논문이라고 한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검증받는 이론을 명시한다.
2. 명시한 이론에서 가설들을 추론한다.
3. 그 가설들을 실험적 혹은 관찰적으로 검증에 회부한다.
4. 2와 3조치를 취할 때에, 검증받는 이론에 근거한 용어의 정의를 사용한다.
5. 검증 중 이론 안에 포함되지 않는 개입변수들은 제거하거나 통제한다.
6. 까다로운 많은 검증방법들을 고안해 낸다.
7. 만일 테스트에 통과하지 않는 다면 그 이론을 완전히 단념해야 하는지, 수정과 재진술이 필요한지 아니면 설명의 영역을 좁힐 것이 요구되는 지를 결정해야 한다.
(p. 29)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검증된 이론에 대한 Waltz의 고찰은 정치학을 공부하는 학도의 입장에서 매우 유용하고 많은 가르침을 준다. 논문을 쓰고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Waltz의 이론과 법칙에 대한 설명은 정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함의를 제공한다. Waltz가 이룩한 학문의 권위는 사실 이러한 이론과 방법론에 대한 기초가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즉 자기 스스로 이론을 세우는 방법론을 정립하고 그에 따른 이론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가능했다고 본다. Waltz가 국제정치학을 현대 국제정치학으로 만든 것은 결국 이러한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Waltz의 이런 이론적 관점은 사실 지나치게 실재와 유리되어 있는 ‘서술적 이론관’을 지지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 가치와 이론의 개념의 오해에서 시작한다. Waltz 역시 이론을 설명하는 데 있어 이론은 현상의 변화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며, 결국 현상이 실재적인 것이라면 결국 이론도 실재를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즉 단순히 이론적 세계관이 실재와 유리되어 자기완결성을 가지는 것이 이론적인 가치가 높은 것이지만 현상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이론의 전제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설명하려는 현상이 대부분 실재인 사회과학에서 Waltz의 이론에 대한 관점이 실재와 유리되어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필자는 논문 작업 중에 이론 정립과정과 가설설정에서 꼭 지적과 비판을 받는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언제나 필자는 고민했지만 사실 속시원한 해답이 없었다. Waltz의 이론에 대하 방법론을 서술한 챕터는 그런 면에서 필자에게는 중요한 챕터이자 새로운 분기가 되었다. 사회과학에서는 이론을 수립하는 방법론이 매우 중요하다. Waltz는 이렇게 설명한다.
왜냐하면 일단 방법론이 채택되고 나면 방법의 선택은 단지 전술상의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p. 28)
결국 이론에 대한 방법론이 이론의 가치를 결정하고, 결국 이론의 방향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Waltz의 국제정치를 설명하는 이론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이러한 이론을 규정하는 설명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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