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느낀 '손맛'-다큐프라임 자본주의편을 보고

다큐프라임을 보니 예전에 경제학을 공부하던 생각이 적잖게 난다. 평생 관심이 있던 공부 주제가 정치학이라면, 대학에 와서 가장 재미를 느낀 부분은 경제학이었다. 경제학은 고민하면 고민할 수록 깊이 파고 들어가는 ‘손맛’이 있었다. 정치학은 이와는 좀 달랐다. 정치학의 분과마다 다른 성향은 있었지만 확실히 그 ‘손맛’이 없는 학문 중 하나가 정치학이었다. 국제정치학의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논쟁이 재미있고, 정치사상의 세계는 깊고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유발했지만 경제학의 손맛은 없었다. 그래서 경제학의 손맛을 느끼고자 조금 더 파고 들었지만 들면 들수록 애매한 허무함을 느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정치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때때로 하던 학문의 외도에서 원래 하던 길로 돌아온 셈이다. 사실 이러한 분야로 사학도 있었고, 사회학도 있지만 이는 정치학과 사실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학문이니 잠시 이웃집을 본 셈 쳐도 된다. 물론 경제학도 이웃집이라면 이웃집이지만 엿본 것과 그 집에 들어가서 잠시 기웃기웃 거리다가 나온 것이니 사실 정도가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전공선택 때 경제학은 많은 고민을 하게 했었다. 정치학에 대한 마음이 좀 약했다면 그 쪽으로 갔을 개연성이 사실 적지 않다.

경제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임에 분명하다. 엄밀히 말하면 경제학은 부나 재화를 다룬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물적인 것으로 규명 가능한 가치를 다루는 학문이다. 그것은 권력을 다루는 정치학 만큼이나 사실 함의가 깊은 것이라 생각한다. 다큐프라임에서 오랜만에 국부론과 자본,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다룬 것을 보니 예전의 기억이 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여전히 지적호기심을 매우 자극하는 ‘손맛’을 모처럼 느꼈다. 손맛 때문에 학문의 유혹을 느낀다라, 사실 그것 만큼 웃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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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정보

EBS | 월, 화, 수 21시 50분 | 2012-09-24 ~ 2012-10-02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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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자본주의 대한 근본적인 탐구로 시작해,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고찰, 그리고 세계 석학들의 다양한 견해를 모아, 현재 금융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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