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이유 없이 불쾌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일이 왜 발생할까 종종 되짚어보면, 결국 내 스트레스 관리가 엉망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문득 드는 불쾌감에 화들짝 진저리를 치고 나면 남는 것은 일상뿐이다. 일상에 늘 불만이 많은 불평쟁이인지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든다. 뭐를 해야 조금 나아지려나 하는 생각을 반복할 뿐이다.
시간이 많았을 때 아무 일도 없을 때 하던 일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한낮에 카페에 들어 앉아 무한히 생각하거나 글을 보기, 다른 하나는 한낮에 귀에 이어폰을 착용한 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또 걷기. 둘 다 모두 생각을 비우는 작업이었다. 이런 일을 해본 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사실 뭔가 좀 희미하다. 언제부터인가 무척 바쁘기 시작했고, 바쁜 척을 했으며 내 스스로 “나 지금 바빠.”라고 수없이 말하곤 했다. 결론적으로 그러한 생각을 비우는 작업이 없어지면서 스스로 느끼는 피로감이 극심해졌고, 바빠지면서 내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계속 내 스스로를 발전시켜온 하나의 기제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어떻게 정리될 때, 그리고 정돈될 때에서야 나를 끌고 가는 건전한 기제로 작동한 것이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가 정리가 안 되니 가장 나를 붙잡는 족쇄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게 오늘의 나의 모습인 듯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방이나 책상 정리가 아니다. 생각을 조금 비울 시간을 확보해서 어떻게든 스트레스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아무런 이유없이 불쾌감을 느끼는 것도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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