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유 있게 전주로 왔다. 출장을 이유로 왔지만, 이미 봐야 할 업무는 다 봤고 나머지는 여유를 가지고 지내면 될 뿐이다. 전주를 온 뒤 갑자기 추위가 다가 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서울에 있는 것보다야 지금이 더 나은 듯 하다. 전주에서 보는 세상은 확실히 서울 보다 여유롭다. 그만큼 다른 세상사일과 멀어지고 전주가 소외되었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뭐 어디까지나 그것은 인식과 시각의 차이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나는 여기서 책보고 컴퓨터 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보내면 일단은 될 일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그랬지만 지금은 관광객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관광객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엄밀히 말하면 난 여기에서 유희를 즐기는 사람일 뿐이고, 이제 나에게는 전주는 점차 비일상이 되고 있다. 비일상이 되는 와중에서, 전주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결국 외부의 투덜거림에 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 공간이 비일상적 공간이 되었지만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혹은 전주도 서울도 나에게는 일상적 공간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것이 더 본질적으로 맞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중이다. 일상적 공간이 비일상적 공간이 된다면 그것을 과연 사람은 어떤 과정을 겪어야만 인지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니 그 공간과 개인이 괴리감을 느끼는 것 외에는 다른 방식이 존재할까? 그렇다면 아직 괴리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직 그것은 일상적 공간임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비일상적 공간이 되었기 때문에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지, 괴리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여전히 일상적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 나는 괴리감을 전주로부터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어제 처음 신시가지를 가봤지만 거기에서도 괴리감을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기존의 전주의 번화가의 연장선상일 뿐이지 그것이 새롭거나 내가 처음 보는 것같은 위화감을 받지는 않았다. 전주는 아직 나에게는 익숙한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점차 나에게 비일상으로 엄습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그것이 비일상이 된다면 난 광주를 대하듯 전주를 대할지도 모른다. 추억의 공간으로 인지하기에는 전주는 아직은 나에게 현재의 공간이다. 그것이 비일상적일지는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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