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적인 위협이 존재하고, 동맹이 없는 국가 중에서 핵을 최종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국가들은 존재한다. 이를 핵개발의 여부, 핵포기의 여부로 분리하면 다음과 같이 분리할 수 있다. 첫째, 핵개발을 모색 단계에 그치거나 혹은 그 단계에 이르지도 못하고 비확산 국제레짐에 순응한 국가들이다. 둘째, 핵개발을 실제 시도하였고 상당 수준 이르렀지만, 결국은 이를 포기하고 비확산의 경로로 진입한 국가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실제의 핵무기를 포기한 국가들이 존재한다.
첫째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타이완, 스웨덴과 같은 국가들이 있다. 타이완은 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위협이 가해졌으나, 미국과의 동맹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미국의 국내정치 문제에 의해 좌절되었다. 그렇기에 안보적인 위협이 여전히 상존했으나, 미국은 타이완관계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였고, 타이완은 중국과의 대결구도에서 철저한 방어적인 태세로 일관하는 전략을 통해 국가안보를 달성하려 하였다. 스웨덴은 지정학적으로 냉전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고 이에 스웨덴은 국가전략의 차원에서 중립을 선택했다. 이러한 중립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는 유용한 옵션이었고, 따라서 1947년부터 1970년까지 핵개발을 옵션으로 지속적으로 고려하였다. 그러나 스웨덴은 핵개발이 오히려 강대국이라 할 수 있는 핵보유국들을 자극하여 스웨덴의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확산을 유도하여 지역의 안정을 깨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스웨덴은 NPT에 1968년에 가입하였고, 1970년의 실사를 거쳐 핵 미보유국으로 인정받았다.[1]
두번째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남아공, 리비아, 이란,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들이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지속적인 안보위협에 대해서 돌파구로서 핵무기를 개발하였고, 국제사회와 다른 국가의 당근과 채찍을 통해 진행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한 국가들이다. 이러한 국가들은 지역적 차원에서의 안보위협이 상존하는 국가들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개발을 진행한 국가들이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와 비확산 레짐은 제재와 비확산 유도를 위한 협상을 통해 비확산을 유도하였고, 결국 이 국가들 역시 한 때 일탈은 있었으나 비확산에 순응하였다.[2]
마지막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냉전의 와해 이후 구소련에 핵무기가 잔류한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이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는 소련의 붕괴 이후 소련 시절에 배치해둔 핵물질과 핵탄두, 전략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던 국가들이다. 이 국가들은 러시아의 팽창주의 정책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핵무기를 보유할 안보적 동기가 없지 않았다.[3] 이 국가들은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4], 이 국가들 모두 핵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안전보장과, 경제발전 지원을 교환하는 조건으로 핵을 포기하였다.
[1] T. V. Paul, 2000, Power versus Prudence(Montreal : Mc-Gill-Queen’s University Press), pp. 85-89.
[2] 이는 각 국가 마다 과정과 맥락의 차이가 존재한다. 남아공은 안보위협의 약화, 민주화, 국제사회 제재가 모두 핵포기를 유도하였고(T. V. Paul, pp. 113-116), 리비아는 기술개발의 한계와 국제사회의 제재가 중요하게 작동하였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미국의 지속적인 협상에 대한 노력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하였고, 브라질은 갈등이 있었던 아르헨티나와의 양자 대화를 통해서 재처리 등을 접고 비확산에 참여하였다(T. V. Paul, pp. 107-112).
[3] Robert Blackwell, 1993, New Nuclear Nations: Consequences for U. S. Policy (N. Y.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Press)
[4] 벨로루시와 카자흐스탄과 달리 상대적으로 우크라이나는 핵포기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실제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핵포기를 이행하였다(John Baker, 2013, Non-Proliferation Incentives for Russia and Ukraine (IISS: The Adelphi Papers, 309), T.V. Paul p. 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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