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중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에는 내 환경적인 이유도 크지만, 그것보다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작은 국가들의 영향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문제이다. 대중음악이 가지는 힘은 과거 영국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나 일본의 서브컬처의 영향력에서 볼 수 있듯이, 반드시 기존의 강대국이나 새롭게 부상한 경제 강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현상은 한국의 K-pop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코소보와 같은 작은 발칸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작은 국가의 대중음악도 K-pop과 같이 글로벌 문화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프트파워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셉 나이(Joseph Nye)가 주창한 소프트파워 개념에 따르면, 국가의 영향력은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문화, 가치관, 정책의 매력을 통해서도 행사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소보의 대중음악 성공은 단순한 문화적 현상을 넘어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제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소프트파워 자산이 될 수 있다.
가디언 기사에 따르면, 코소보는 2008년에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유럽에서 가장 젊은 국가다. 인구 180만 명, 평균 연령 29.5세의 이 작은 나라가 최근 국제 팝 음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Goldberg, 2024). 코소보는 유럽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로, 인구가 약 180만 명에 불과하며 면적은 10,908 km²로 제주도의 약 6배 정도에 불과하다. 2008년에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도 국제적으로 완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유럽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코소보 대중음악의 국제적 성공은 더욱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최근 가디언지에 게재된 "The other K-pop: Dua Lipa, Rita Ora and the Kosovan chart takeover" 기사(Goldberg, 2024)를 바탕으로 코소보 대중음악의 현황과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코소보 음악의 특징
Goldberg의 기사를 분석해보면, 코소보의 음악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다양성: 전통적인 발칸 멜로디부터 현대적인 힙합,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 협업: 코소보 아티스트들은 알바니아나 디아스포라 출신 아티스트들과 자주 협업한다.
- 시각적 요소: YouTube를 통해 공개되는 뮤직비디오들은 화려한 색감과 여름 풍경을 자주 담아낸다.
국제적 성공 사례
가디언 기사에서 언급된 코소보 출신 아티스트들의 국제적 성공 사례는 다음과 같다:
- Dua Lipa와 Rita Ora: 코소보계 알바니아인으로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 대표적 사례
- Dhurata Dora: 'Zemër'로 YouTube 8억 6천만 뷰 달성, 유럽 각국 차트 진입
- Era Istrefi: 'Bonbon'으로 YouTube 10억 뷰에 육박
Sunny Hill 페스티벌: 코소보 음악의 세계화
Goldberg(2024)는 Dua Lipa와 그의 아버지가 주최하는 Sunny Hill 페스티벌이 코소보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이 페스티벌은 프리스티나에 연간 2000만 유로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주며, 45%의 관객이 해외에서 방문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가디언 기사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시작된 EU 내 비자 없는 여행은 코소보 음악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소프트파워로서의 코소보 대중음악
코소보의 음악 산업은 전쟁 후 회복과 젊은 세대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다. '발칸의 K-pop'이라 불릴 만큼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코소보 음악의 성공은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현대 글로벌 문화 산업의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보편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작은 국가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이는 코소보와 같은 작은 국가들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은 단순히 자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수단을 넘어, 국가 브랜딩과 경제적 이익 창출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코소보 대중음악의 성공 사례는 글로벌 문화 시장의 다양성 증대라는 측면에서도, 그리고 국제 관계에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현상의 한 단면으로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향후 이러한 현상이 코소보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다른 작은 국가들의 문화 산업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코소보의 대중음악 성공은 21세기 글로벌 문화 시장의 역동성과 소프트파워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는 단순히 음악 산업의 성공을 넘어, 작은 국가들이 어떻게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여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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