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계획을 묻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휴가계획을 잡지 못했고 어어 하다 보니 어느새 여름이 다가고 있었다.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인생이 끝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 해본다. 이렇게 머뭇거리기만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중이다.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 옵션이 있는 데, 그러한 옵션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다. 사실은 급한 것이 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내게 급한 것은 휴식이니까 말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몸이 많이 상했다.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댓가를 치루는 것이라고 혹자가 말했다. 그 진단에 대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동안 많은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뭔가 화딱지가 나는데,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수습을 해야 한다. 한 2-3일 동안 푹 쉴 수 있는 옵션을 그래서 최대한 고려 중이다. 몸을 해치지 않고 최대한으로 체력을 아낄 수 있으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 중이다.
보드게임 여행도 그러한 계획 중의 하나이다. 다만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서 최대한 고민 중인데,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인원을 모으는 것도 시간을 만드는 것도 그리 간단한 상황이 아닌 듯 하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고 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해왔는 지에 대해 돌려보고 있다. 후회가 남지는 않지만, 아쉬운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혹자가 말하길 많이 남기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라고 했다. 과연 나는 많이 남겼는 지를 되돌려보고 있다. 난 여태까지 뭘 남겼길래 지금에 와서야 휴식을 필요로 하는건지, 혹은 내가 남긴 것이 없어서 이리도 쉬고 싶은 건지 고민 중이다. 휴식의 계획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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