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일상단상

오늘 마주하기

Fulton 2013. 9. 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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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인데 크게 변한 것은 없다. 프린터는 여전히 종이가 자꾸 걸려 속을 썩이고, 데스크톱은 느리고 내 게으름도 딱히 변함이 없으며, 커피 한 잔 없이는 여전히 하루를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조금 변한 것이 있다면 술이 좀 늘어가고 있으며, 시가를 한번 세트를 다 갖추고 피워보고 싶다. 이전 보다 조금은 무책임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드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딱히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에서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얘기하고 느낀 것은 나라는 사람은 늘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과 전주가 낯설듯이 그 사람들과 전주 역시 내가 낯설 것이다. 어떻게든 피차 마찬가지인 것이다. 변화라는 것은 늘 아무 일도 없듯이 찾아온다는 것을 늘 알고 있지만 나는 그것을 잘 체감하지 못하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친구 하나가 멀리 여행을 간다는 데, 어쩐지 아무 책임감 없이 따라가고 싶은 요즘이다. 프라하의 하늘이던, 비엔나의 하늘이건 지금 내가 있는 곳의 하늘 보다야 보다 더 나에게 계속 걸을 수 있게 하는 그런 무엇인가를 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떠날 수 없음을 알기에 난 여기에서 오늘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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