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카톡에 대한 좀 짜증섞인 찌질거림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미투데이의 서비스 종료 예정을 듣고 나니 뭔가 마음이 스산하다. 뭔가 마음이 매우 복잡미묘하다. 베타 테스트로 시작했고 피처폰을 사용할 때부터 썼으며, 사실 처음으로 마음 붙인 SNS가 미투데이였으니 오래 썼다. 다만 중간에 몇 가지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여 튀어나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사라진다니 한 시대가 가는 느낌이다.
카톡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와츠앱을 대체할만한 메시지 앱이 나온 것에 대한 환영이었다. 아이폰을 쓰면서 문자족이었던 필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앱은 와츠앱이었기 때문에 카톡의 등장은 반가운 것이었다. 하지만 카톡이 공적인 업무용이 되어버리고, 단채챗으로 가득 차게되며, 여기에 확인을 하고도 답을 하지 않으면 까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뭔가 카톡을 보면 짜증이 나는 오늘 날이 되고야 말았다.
다음이 한메일이었던 시절, 골드뱅크가 잘 나가던 시절을 생각해본다면 사이버스페이스가 변하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다. 물론 그러한 가변성이 큰 매력이기도 하고, 실제로 사이버스페이스는 예전보다 점진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쇠락해버리는 옛날의 공간들을 보면 뭔가 마음 씁쓸하다. 좋았다가 맘에 안 들어 버린 곳이 사라지는 것도, 그리고 열광했던 것이 변하는 것도.
구피의 노래대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변하는 것뿐이긴 하다만, 옛날이 무색하게 쇠락하는 것은 애잔한 일이다. 미투데이는 어쩌면 트위터의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운영상의 매끄럽지 못했던 점들과 잘못된 사업 및 경영 전략은 충성도 있는 유저들이 여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카톡은 유저들에 의하여 무분별한 단채챗 및 답장에 대한 인식 등이 결부되어서 필자에게 있어서는 뭔가 꺼림칙하게 여기게 만들었다. 누가 그랬던가? 도구는 죄가 없다. 사람이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는 지에 따라 달린 문제라고. 사실 그 말이 아무래도 맞는 듯 하다. 카톡이 이리 싫어진 것도 카톡을 쓰는 사람의 문제지 카톡의 기능의 문제는 아니었잖은가?
그런데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면, 결국 미워할 것은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는 분명 탄식할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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