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곡은 영국의 글램록 밴드인 Slade의 74년 작 Far Far Away이다. 한국에서는 Slade가 조금 애매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도 브리티시 록신에서는 나름 대중적으로는 사랑 받았던 밴드이다. 이 곡은 사실 전형적인 글램록 계열의 음악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컨트리 음악이나 서퍼록의 냄새가 나지만, 편곡의 문법 자체는 전형적인 글램록의 계열을 따르고 있는 노래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굉장히 탄탄한 노래라는 느낌.
근데 이런 노래가 현대에도 빅밴드 스윙을 하는 Tape Five를 만나니 이렇게 변했다. 본래 재즈라는 게 ‘재해석’이기도 하지만,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견지하면서, Tape Five의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한 멋진 노래가 되었다. 리메이크라는 것은 본래 ‘오리지널’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러한 얘기는 리메이크는 두 가지가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한국의 씬에서 나오는 리메이크 곡들에 대한 대부분의
불만은 사실 위의 기준에서 비롯된다. 지나치게 오리지널을 훼손하거나(ex.
조성모 – 깊은 밤을 날아서, Steve 유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김범수 - 희나리), 재해석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ex. 성시경 – 제주도의 푸른 밤,
이수영 – 얼마나 좋을까, 박혜경 –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비롯된다. 대부분
리메이크 앨범이 일단 가볍게 팔리기 위해서 만들어진다는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리메이크의 요건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켜주길 바랄 뿐이다. 불후의 명곡이나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리메이크는 더 흔해졌지만, 여전히 좋은 리메이크에 대한 갈망은
크다. 개인적으로 좋은 노래는 끊임없이 재해석 되고 다시 나와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쇼는 반드시 계속 되어야 하고 좋은 노래는 여러 번 울려야 한다. 그것이
설령 다른 방식이라도 말이다.
다음의 노래는 한국의 씬에서 나온 좋은 리메이크라고 생각하는 노래들이다. 한 곡은 원곡의 근간을 두고 보컬들의 역량을 통해 재해석의 이유를 드러냈고, 한 곡은 자신의 재해석을 자신만의 방법론에 따라 따라갔지만 궁극적으로는 원곡을 충실히 따라간 케이스이다. 이런 리메이크가 많아졌으면 좋을 것 같다. 조금만 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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