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학의 좋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학교 중 하나는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Gothenburg University)이다. 여기의 QoG연구소는 몇 년에 걸쳐 재미난 데이터를 만들어 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관료들의 전문성과 관료 채용의 개방성을 다루는 데이터이다.
국가별 관료전문성을 보면 한국은 높은 수준이며 편차가 다른 국가에 비하면 굉장히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편차가 적다는 것은 관료의 구성이 균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적 특성에 의해 관료전문성이 드러난다는 것을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국가의 경제력과 관료 전문성의 상관관계는 발견될 것으로 추론되며 만약 국가의 경제력이 통제된다면, 관료의 사회적 인정이 높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관료 전문성이 높게 나타날 지도 모른다는 추론을 하게 된다.
국가별 관료폐쇄성은 생각보다 중요한 지표인데, 주로 시험으로 선발하는 시스템일수록 관료폐쇄성은 높아지며, 다양한 채용방식이 존재할 수록 관료폐쇄성은 낮아지는 시스템이다. 즉 '고시형'시스템인 한국과 일본, 프랑스와 같은 국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와는 별개로 전반적으로 엽관제를 채용하고 있는 국가들은 엽관제로 임용되는 관료, 전문가 채용으로 임용되는 관료 등 다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료 폐쇄성이 높아진다.
관료전문성과 관료폐쇄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상관관계가 사실상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시계열 데이터가 아니고, N의 수가 적기 때문에 분석에는 한계를 가지지만, 이른바 관료폐쇄성이 높아질 수록 관료의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주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의미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뭐 극단적으로 고시제도와 다른 선발 방식과의 논쟁이라던가,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교육시스템이 아니라 선발시스템으로 관료의 전문성과 연계하여 주장하는 것은 국가별 비교를 통해 보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그래프도 N수가 적지만, 이른바 개인으로의 사회적 특성이 강할 수록 관료선발의 폐쇄성이 낮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관료개방성이 높은 사회는 개인주의적인 사회일 가능성이 크고, 물론 뉴질랜드나 네덜란드 국가 같은 아웃라이어 케이스가 상관곡선을 왜곡하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그런 국가를 배제하고도 곡선을 그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개인주의적 사회와 관료선발의 개방은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좀 더 섬세하게 볼 수 있다면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관료선발의 개방을 확대한다고까지 전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Lapuente, Victor, Jan Teorell, and Carl Dahlstrom. “Dimensions of Bureaucracy A Cross-National Dataset on the Structure and Behavior.” Political Science, 2011. www.gu.se/sites/default/files/2020-05/2010_13_Dahlstrom_Lapuente_Teorel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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