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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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이야기 11

-5- 전주의 공간 : 성취의 제한, 제한된 성취로서의 서신동

서신동은 전주의 과거의 욕망이었다는 지적이 옳을 것이다. 전주는 사실 도시 계획에서 부도심을 삼천동-효자동 일대(지금의 서도프라자-상산고 주변 일대)로 기획했고 이 지역에 아파트 단지의 확보를 통해서 이른바 구도심과의 별개로의 생활권을 만들려 하였다. 그러나 이 계획은 여러가지 문제로 결국 실패했고 이른바 전주의 잠실을 만들려는 계획은 깔끔하게 실패하였다. 이른바 잘 갖춰진 주거지구와 상업지구가 혼재된 부동산 굴리기가 가능하면서 지속가능한 지역 창출의 꿈은 일단은 실패했지만 그것을 다시 굴리게 된 곳이 바로 삼천동과 효자동의 선대칭 지역에 놓여져 있는 서신동이었다. 전주의 계획은 이러했다. 삼천동과 효자동의 실패 중 하나는 전주가 자생적인 상업지구를 꾸리는 것에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전주시는 이 ..

전주 이야기 2021.01.25

-4- 전주의 공간 : 한옥마을, 욕망의 협상게임

전주 한옥마을은 도시의 레거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형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러한 레거시는 단순히 레거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레거시가 어떻게 재생산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전주 한옥마을이 오늘 날 전주가 관광지로 부상하게 될 메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그 이전에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른바 ‘붐’과 ‘힙’을 전망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보여준다. 한옥마을이 선택된 이유는 이른바 명확하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명확할 수 없었다. 전주 한옥마을이 핫한 여행지로 먼저 선택된 것이 아니라, 전주가 사실 선택되었고, 그 전주에서 이른바 매개적인 코어로 기름부음 당한 곳이 한옥마을이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먼저 전주가 선택된 이유는 잘 알다시피 이른..

전주 이야기 2020.12.13

-3- 전주의 공간: 북대 앞에서

스스로는 전대로 불리길 원하지만 그 누구도 전대로 부르기 보다는 북대로 부르는 곳의 구정문 앞은 단순히 전주를 넘어서 전라북도 전체에서도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때는 전라북도 전체에서 유일하게 2-30대 유흥문화의 사실상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공간을 신시가지앞에 내놨지만, 북대 앞은 여전히 복잡한 공간의 모습을 보였다. 대략 북대의 기능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대학가로서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두 가지의 기능이 파생된다. 파생되는 기능으로 둘째는 대학생들의 주거공간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셋째는 대학가를 지탱하는 상업지구로의 기능을 하였다. 다만 여기에서 단순히 대학가로의 상업지구의 수준을 넘어서, 전북전체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로의 기능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

전주 이야기 2020.12.08

-2- 전주의 공간, 객리단길, 힙스터 문화의 이식

한국의 힙스터, 혹은 트렌디한, 혹은 힙한 문화를 지적하자면 90년대 후반부터의 홍대 거리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소상공인 중심의(혹은 그렇게 보여지는) 행위자들을 기반으로 좁은 거리와 골목 중심을 기반으로 2-30대의 소비를 겨냥한 문화가 바로 오늘 날의 힙스터문화의 시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도 수많은 변형을 거쳤는데 망원과 상수동으로 확장되었고, 가로수길과 도산공원에도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주었고, 이태원과 한남 주변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문래동과 성수동, 그리고 더 나아가 익선동과 을지로에도 크나큰 공간적 변형의 원형이 되었다. 물론 더 거슬러가자면 일본의 다이칸야마나 지유가오카, 시모기타자와가 언급이 되겠지만 이는 사업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힙’한 문화의 전형을 어디에서 모티브를..

전주 이야기 2020.12.04

-1- 전주의 공간 : 신시가지의 욕망, 욕망의 신시가지

논의의 본위를 세우지 않고 사례부터 쓰는 것을 본래 선호하지 않지만, 이 주제로 사례를 채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의의 본위가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다뤄야할 사례는 전주의 신시가지이다. 이 사례를 고른 이유는 일단 전주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실망하면서 돌아가는 곳이기도 때문이다. 그 실망의 이유는 대개 간결하다. 이곳이 다른 도시들과 다른 게 무엇일까 하는 그런 이유이다. 다만 전주 사람에게는 이곳이 굉장히 이질적인 곳인데. 이러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먼저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전주에는 사실 이런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짚자면 과거의 시내역할을 하던 관통로와 유사한 공간은 광주의 금남로나 대전의 은행동이지 서울이나 신도시들의 그런 풍경과는 차이가 있..

전주 이야기 2020.12.02

전주 이야기 -6- 한옥마을의 상업화 비판에 대한 반론

오랜 만에 전주이야기를 쓰는 것 같은데 이 글은 하나의 다른 이야기다. 최근 한옥마을의 상업화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사실 서울[1]에서는 이런 경우가 흔한데, 한 지역공간의 상업화가 진행되어 그 지역이 가지고 있던 아이덴티티가 상실되고 이어서 그 지역의 매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다. 이는 과거에는 신촌과 대학로가 그랬고, 홍대가 그랬으며, 가로수길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전주 한옥마을에 있어서 대입함에 있어서 큰 맥락이 빠져있다고 보는 쪽이다. 과거의 한옥마을이 어떤 곳이었는지에 대한 생각 없이, 상업화를 비판하면 그렇게만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한옥마을의 유래를 전주시 홈페이지에서 옮기면 다음과 같다.[2] 을사늑약(1905년)이후 대거 전주에 ..

전주 이야기 2015.09.03

전주 이야기 -5- 베테랑에 대하여

전주 사람 중에서 베테랑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아니 전주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면 한번 즈음은 마주칠 이름은 베테랑이다. 아니 이제는 고속터미널 호남선의 운행을 담당하는 센트럴에도 점포가 생겼으니, 마주칠 일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베테랑은 정말 오래된 점포이다. 필자의 부친과 모친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자주 찾던 집이라 하니 짐작할 만하다. 그 당시에는 한 그릇에 250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 다음의 부친과 모친의 베테랑에 대한 코멘트는 다음과 같았다. “예전보다, 양도 줄고 맛도 변했다.” 어린 시절에 이 집을 찾아서 먹고 했을 때에는 그런 코멘트에 갸웃 했었다. 들깨의 풍미도 잘 살아 있었고 우리가 흔히 아는 칼국수의 면은 아니었지만 식감도 좋았고, 국물도 그 정도면 나..

전주 이야기 2015.02.07

전주 이야기 -4- 전주까지 오는 대중교통과 전주안에서의 대중교통

이번 이야기는 전주를 오는 사람들 중 자가용을 가져오는 사람들에게 해당하지 않는 내용이다. 전주까지 오는 결정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전주를 대중교통으로 다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일단 전주는 다른 호남지역과 마찬가지로 고속버스교통이 철도교통보다 발달하였다. 배차간격만 봐도 확인이 가능하다. 일단 전주는 서대전-익산-광주(송정)으로 이어지는 호남선이 아닌 서대전-전주-여수로 이어지는 전라선이다. 호남선의 대한 수요가 전라선보다 높으며 이러한 이유로 호남선보다도 KTX나 ITX의 배차 양이 적다. 게다가 전주와 여수순천 권역의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주말의 전라선의 표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전의 2주나 3주 전에 예매를 하지 않았다면 표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

전주 이야기 2014.11.15

전주 이야기 -3- 전주의 엔터테인먼트(의 결여)

먹을 것만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허나 전주는 사실 본질적으로 지루한 도시다. 즉 어떤 활동을 함으로서 재미를 느끼는 도시가 애초에 아니다. 그래서 “전주에서 뭐를 해야 재밌어요?” 라고 묻는 질문이 본인에게는 가장 한숨을 쉬게 만드는 답이 된다. 사실 전주는 한옥마을 가서 체험하는 정도가 즐길만한 체험활동(?)이다. 하지만 이는 돈만 있다면 서울 북촌 한옥 게스트하우스에도 체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사실 한옥이라는 것, 냉정하게 말하면 겨울 외에는 그다지 별거 없다. 원래 전라북도의 제 1의 번화가는 전북대 앞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본래 년간 음주 소비량을 전국 5위권 안에 드는 지역이었고, 전라북도에서 유일하게 환락가다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신시가지 개발 이후로 이러한 환락가의 패권은 신시가..

전주 이야기 2014.09.24

전주 이야기 -2-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먹기

전주에 대해서 쓴다고 하면 음식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전주 사람 대부분에게 전주 음식의 대표를 뽑으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나올 음식으로 콩나물국밥을 꼽을 것이다. 왜 비빔밥이나 한정식이 아니라고 한다면, 한정식은 서민 음식이라기에는 가격이 비싸고, 비빔밥에 대해서는 후에 비빔밥에 대해 서술하면서 다시 논하기로 하겠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에 대한 설명은 프로농구단 전주 KCC의 감독인 허재가 당시 삼성 감독이었던 안준호의 전주비빔밥 드립에 대응하여 “전주는 콩나물국밥이 더 맛있다"고 날린 것으로 잘 알 수 있다. 물론 허재 감독이 술꾼이어서 해장국인 콩나물국밥을 더 선호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외지인이지만 전주에 상주하는 허재가 전주의 아이덴티티로서 제시한 것이 비빔밥이 아니라 콩나물국밥을 꺼내 들었다는 ..

전주 이야기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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