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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Korean Politics

2002년의 세대론을 돌아보며-송호근 교수의 『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를 읽고

Fulton 2011. 8. 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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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슨일이일어나고있나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각국사회/문화 > 한국사회/문화
지은이 송호근 (삼성경제연구소,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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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교수의 『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는 필자의 손에 들어온 것은 뜻밖의 기회였다. 사실 이러한 시사적 글쓰기는 고등학교 이후로는 잘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서점에 가서 이런 책은 아예 눈길을 주지 않는다. 사실 특별히 데인 것은 없지만, 공부를 진지하게 하면서 조금 멀리 둔 것 같다. 그렇게 멀리 둔 카테고리의 책이 손에 들어온 이유는 치과 치료를 하면서 치과 옆에 있던 Book-Off에 가게 되면서 였다. 사회과학 서적이 몇 권 꽃혀 있었고 굉장히 저렴했다. 2000원에 구입하면서 잡게 되었다. 그렇게 난 세대론이 한창 휩쓸고 간 한국 정치의 서술서는 대충 훑어만 본 상태에서 2002년의 세대론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한국 정치에서 세대론으로 정치적 영역의 관념이 형성된 것은 엄밀히 말하면 2002년 부터였다고 봐도 좋다.

이런 2002년의 세대론을 지금 보니 참 참신하였다. 미리 결론을 말하자면 송호근 교수는 세대 갈등은 다른 갈등보다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변화는 어떤 특정 세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 모두 함께 혹은 부분적으로는 다른 영역에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모두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결론이다. 즉 한국 정치에서의 세대 갈등은 최소한 기존의 정치적 균열보다 크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 갈등은 한국의 현대사에 내재된 요소들과 세계적 변화가 맞물리며 이뤄진 것이며, 결국 일어날 것이 일어난 것이지만 그것이 과연 한국이라는 국가와 사회 영역에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는 아니라는 것이 송호근 교수의 설명이었다. 그의 분석 방법론이 막연한 부분이 존재하며, 비논리적 요소가 개입하는 여지도 많지만 어쨌든 그의 설명 자체가 2002년 당시의 세대론을 설명함에 있어 크게 어긋난 설명은 아니었다. 세대보다는 다른 변수가 정치, 사회 영역에 미치는 변수로서 크게 작동했으며 세대 갈등보다는 더 큰 균열이 한국 사회에서는 더 심대하였다.

2002년의 세대론을 2011년에 돌이켜 보면 조금 더 복잡해진 양상을 보여준다. 세대 갈등이 사실 더 심화되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세대 문제가 다른 문제와 보다 복합적으로 결합되어가는 것을 보여준다. 송호근 교수는 이런 사태에 대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못했다. 세대 문제는 세대 갈등 단독으로 변수화되지는 못했지만, 다른 변수들과 결합하며 사회적 문제로서 훨씬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이념 갈등에서는 그것이 진보와 보수로, 특히 여기에서 20대의 보수화까지 결합하면서 더 복잡해졌으며 이른바 88만원 세대로 나타나는 세대의 물질적 계급화까지 파생되었다. 세대론 자체의 의미는 조금 침잔해진 것도 분명하지만, 세대론의 의미는 더 복합적인 의미가 되었고 그것이 한국 사회와 정치 영역에서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2002년의 세대론을 점검하는 책을 보면서 오늘의 세대론을 돌아보니 왜 세대론이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과의 비교 연구에서 사실 한국의 특이점으로 부각한다면 외국보다는 세대 갈등이라는 변수가 정치 사회 영역에서 중대하게 작동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다른 변수와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형태가 매우 복잡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구나 고찰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여전히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갈등은 갈등이고, 경제적 계급문제는 계급문제일 뿐이며, 사춘기의 고민은 사춘기의 고민일 뿐이고 교육 문제는 교육 정책의 문제이거나 기득권이 잉태하고 있는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오늘 날의 접근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 모든 문제에 세대론은 개입하고 있거나 연계해 있다.

세대론의 가장 큰 함정은 사실 모든 문제를 ‘세대 갈등’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환원적인 이론 도출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세대 갈등’이란 인류의 사회가 만들어지면서 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일종의 상수로도 국한시킬 수 있는 관념이다. 만약 이러한 관념이 변수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철저히 환원주의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송호근 교수의 저술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 이를 철저히 경계한 흐름이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 다시 세대론으로 한국 사회와 정치를 분석한다면 이러한 환원주의는 아무 것도 설명 못하는 옥상옥만 낳을 가능성이 크다.

세대론의 복잡성에 대한 설명과 환원주의를 피하는 것이 아마 새로운 세대론의 접근을 위해 꼭 필요해질 것이다. 물론 이는 쉬운 작업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괜찮은 세대론이 2011년에 쉽게 나오지 못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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