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가 점차 심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더 나아가 예방공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선제공격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에 대해서는, 이것을 하나의 공약/결의 전달로 보는 경우와 또는 방어의 일환으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예방공격은 상대방의 공격이 임박했을 때,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하여 이뤄지는 선제적 공격을 의미한다. 1
선제공격은 사실 연구되기 어려운 주제다. 실제 케이스로서 선제공격은 연구하기에 그 사례가 적고, 실제로 선제공격에 포함해야 할 케이스를 고려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제공격은 기본적으로 전면전으로의 확전을 대가로서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전략으로 고려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를 정책으로서 선제공격을 논하고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다.
H1. 한국은 선제공격은 북한을 억지하기 위한 공약/결의 전달로서 언급하고 있다.
H2. 1번 가설과 달리, 한국은 북한에 대해 실제로 선제공격을 고려하고 있다.
H2-1. 한국은 선제공격에 대해 확전의 위험을 크게 잡고 있지 않다.
H2-2. 혹은 한국은 선제공격에 대해 확전을 각오하고 있다.
H2-2-1. 한국은 선제공격에 대해 확전을 각오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H2-2-2. 한국은 선제공격에 대해 확전을 각오하고 있고, 그 확전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비용지출을 각오하고 있다.
1번/2번 가설을 가르는 것은 한국이 선제공격의 시행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군사동맹국인 미국과의 상호협의나 전략적 변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2번이 맞다면 2-1번/2-2번 가설을 확인 가능한 것은 한국의 선제공격 후의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방공격 후의 군사적 작전이 구체적이고 방어지향적/억지지향적일 수록 2-2번의 가설이 맞을 개연성이 크다. 2-2-1/2-2-2번 가설에 대해서는 예방공격 이후의 수행될 군사적 작전이 얼마나 공세적인지를 검토함으로서 검증이 가능할 것이다. 오히려 2-2-2가 맞다면 단순히 압도적인 공격이 아니라 장기전의 수행, 총력전의 수행 등 여러가지 전황의 요소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공세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개연성이 클 것이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아직 외부적 관찰자로서 한국이 선제공격에 대해 진지한지, 혹은 그 반대급부로 무엇을 얼마나 상정하고 있는 지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여러 정황을 통해 검토를 할 수 있다. 난 여기서 영향력이 클 수 있는 과거의 사건을 한번 논의해 보고 싶다. 그것은 바로 작년에 있었던 28사단 포격사건이다. 2
이 사건은 기존에 있던 남북 충돌 중에서 가장 충돌 수준이 높은 사건 중 하나이다. 일종의 특수부대의 침투에 의한 군사적 충돌도 아니었으며, 소화기의 수준을 넘어서 중화기에 의한 무력 충돌이었다. 더불어, 도서지방이나 북한이 영토 혹은 영해를 주장하는 이른바 지속적 충돌지역이 아닌 휴전선과 정전위원회에 의해 관리되는 한반도 한 가운데에서 이런 교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이렇게 큰 무력적 충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 국 상호간에 확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양 쪽 모두 tit for tat에 의해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해 양 국 지도부는 모두 상호간에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한정 짓는다면, 한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하더라도 그것이 제한적이고, 어떤 목적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다면 확전은 회피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실제로 그런 인식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다시 무엇으로 말할 수 있는가? 아마 한국 정치권에서 실제로 선제적인 예방공격을 하더라도 그것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는 일종의 큰 미스테리한 문제였다면, 그 미스테리한 문제가 28사단 포격 도발을 통해 어찌보면 확전이 일어나지 않는 다는 실증적 인식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인식이 과연 실증이라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모르는 일이다.
28사단 포격 도발 이후 북핵 문제의 심화와 더불어 선제공격이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28사단 도발 사건이 지금의 이러한 한국의 언급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연계적으로 본다면 결국 28사단 포격도발이 한국에게 제공한 인식적 배경은 한국에게 있어서 선제적 예방공격을 하더라도, 확전을 회피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이러한 선제적 예방공격의 성과 이후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를 국내정치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 모든 가정이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면, 앞에서의 가설검증은 1번과 2번의 여부가 아닌 2번 이후를 논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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