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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International Politics

전략문화를 어떻게 실증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여전히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 Tappe, Jonathan, and Fredrik Doeser. 2021. “A Machine Learning Approach to the Study of German Strategic Culture.” 논문 소개

Fulton 2022. 3.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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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pe, Jonathan, and Fredrik Doeser. 2021. “A Machine Learning Approach to the Study of German Strategic Culture.” Contemporary Security Policy 42(4): 450–74. https://doi.org/10.1080/13523260.2021.1992150.

 

개인적으로는 전략문화라는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개념을 쓰고 있지만 이 개념의 실존성에 대해 ‘대충 그런게 있다.’를 전제로 하고 이야기를 한다. 전략문화가 담론 구조인지, 하나의 인식 체계인지, 더 나아가 세계관인지 조차가 불분명하고 어떤 차원에서 행태에 기반하는 지에 대한 설명 모두가 명확하지 않다. 그러한 차원에서 전략문화라는 것이 있다, 혹은 특정 국가의 전략문화란 이렇다는 주장에 대해 대부분 그 실재성에 대해 보완 및 실증적 차원의 규명이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있으라 했더니,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있음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혹은 그것이 없을 때 설명되지 않음을 보여줘야 함을 늘 요구해왔다. 


국제정치학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학자를 꼽으라 하면 잭 스나이더를 언급하지만, 잭 스나이더의 전략문화에 대한 강조에 대해서(Snyder 1977), 이제는 보다 실증적 차원의 입증이 필요하다고 늘 말해왔다. 물론 이에 대해 존스턴은 “전략문화가 존재한다면 문화와 마찬가지로 행동 선택을 제한하는 관념적 환경이나, 문화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와 달리 나는 이러한 한계에서 전략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라고 보다 좁히긴 했지만(Johnston 1995, 36), 최소한 전략문화가 정말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여타의 많은 연구자들 역시 정황증거만을 제시했지, 최소한의 물증을 제시하진 못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의 이 연구는 흥미로웠다. 제한된 차원이지만 전략문화가 어떻게 존재하는 지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였고 그것이 머신러닝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별하는 준거틀을 만들어서 나타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먼저 이 연구에서는 첫째, 전략 문화가 획일적이라고 가정하며, 주어진 국가에 대해 하나의 문화가 식별될 수 있음을 전제한다. 둘째는 전략문화의 주요 관여 행위자를 명시해야 하는데 정치엘리트/정책담당자 뿐만 아니라 언론을 포함한 더 넓은 정의를 따른다. 이는 대중과 엘리트들의 신념을 재생산하고 구체화하거나 안보정책 변화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증가/감소시킬 수 있으며, 또한 언론은 안보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미디어는 정치 엘리트들이 독일의 전략 문화를 어떻게 보는지를 보여주는 논쟁적인 텍스트 자료를 생산한다. 마지막으로 분석 대상을 존스턴은 "전략가, 군사 지도자, 그리고 '국가 안보 엘리트'의 글, 토론, 생각, 그리고 말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Johnston 1995, 39), 따라서 이 연구에는 연방 정부, 의회, 언론의 안보 정책 발표가 포함되어 있다(Tappe and Doeser 2021, 456–57). 본 연구는 이를 분석의 편의성을 위해 realpolitk와 idealpolitk로 분리해서 분석하였다. 즉 이분법적인 전략문화적 성향이 독일의 안보행태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분석한 것이다.

전략문화와 독일의 안보 행태와 분석해본다면 이는 상관관계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다만 2002년이 변곡점으로 하나 나타나는 데, 이는 이른바 탈냉전효과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지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엔의 평화유지 임무를 통제할 때 상관관계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결국 2002년의 변곡점은 국제적 관여가 국제정치에서 일반적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보여주지, 전략 문화와 안보행태의 유리로 바로 연결하여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냉전 이후 독일의 전략적 문화가 점진적으로 변화했지만 이전의 무력 사용에 대한 주저를 버릴 정도는 아니라는 선행 연구의 발견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따라서 독일의 전략 문화에서 변화와 연속성을 모두 관찰할 수 있으며, 이는 독일이 계속해서 무력 사용을 꺼린다는 최근의 많은 연구와 잘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Gaskarth and Oppermann 2021; Hilpert 2014; Longhurst 2018). 따라서 2017년의 realpolitk의 정도는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상당히 높아 졌지만 독일의 전략적 문화의 전반적인 성격은 천천히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일의 전략문화가 전략적 행동에 중요하다는 이전 연구의 발견을 뒷받침한다. 또한 전략적 문화는 독일의 해외 군사 개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보여주었다(Tappe and Doeser 2021, 468).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지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이 연구의 가정이 맞다고 주장하고 경향적으로 이러한 흐름이 있다는 것에 동의를 하더라도, 첫째 전략문화가 안보행태에 바로 영향을 주었다는 이른바 hoop test를 통과하지 못했다(Collier 2011, 825). 즉 전략문화가 안보행태에 영향을 미친 스모킹 건으로는 확인 가능한 지점이 있지만 전략문화가 안보행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다른 변인들이 안보행태에 미치는 영향이 차단되더라도 전략문화에 의해 안보행태가 이뤄지는 것을 입증한다면 보다 강건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단견에 의하면 이 연구에서 가장 의아한 지점이 바로 전략문화를 idealpolitk와 realpolitk로 이분적(binary)으로 본 것이다. 이는 분석의 간결성을 위해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는 지점이나, 과연 전략문화를 이상주의 정치-현실주의 정치로 이분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고려해야 한다. 일단 먼저 과연 idealpolitk의 내적인 동질성이 있는지(유사성이 아니라), 그리고 realpolitk의 내적인 동질성이 있는 지 살펴봐야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분류가 주요 논의이고 여전히 이러한 논의가 여기저기에 쓰이고 있지만, 이제는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지점 중 하나는 이들의 유사성을 동질성으로 오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경제학에 비교하면 고전학파와 케인지언 경제학으로 경제정책문화를 이분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렇게 분류한다면 경제학에서 이뤄진 수많은 논쟁들이 단순히 거시경제 논쟁에 의해 분류되는 것뿐만 아니라 행태경제학이나 정보경제학과 같은 분야들은 아예 쉽게 포섭이 되지 않는 문제를 낳는다. 이 연구가 전략문화를 idealpolitk와 realpolitk로 보기위해서는 우리의 문화를 결정하는 인식체계가 어느 정도 내적 동질성을 가진 이분법적 체계여야 함을 보여 줬어야 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전략문화 연구들이 가지고 있는 오류를 어느 정도 반복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즉 idealpolitk와 realpolitk은 과연 전략문화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유효한 준거틀인지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연구에 대하여 외적인 비판을 조금 더 하자면 전략문화라는 개념이 미국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행태를 설명하는 데에만 집중되는 지를 물어야 한다. 오늘 날 전략문화 연구가 대부분 반복하고 있는 문제라면 문제인데, 이는 전략문화라는 개념 자체가 애당초 ‘지역학’-‘군사사상’에서 도출된 것이기에 이렇게 진행된다는 측면도 있을 것이며, 미국의 경우는 이는 충분히 정책결정과정 연구를 통해서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흐름이라면 분석의 렌즈가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오히려 전략문화라는 개념이 과연 매개변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Collier, David. 2011. “Understanding Process Tracing.” PS - Political Science and Politics 44(4): 823–30.

Gaskarth, Jamie, and Kai Oppermann. 2021. “Clashing Traditions: German Foreign Policy in a New Era.” International Studies Perspectives 22(1): 84–105. https://academic.oup.com/isp/article/22/1/84/5581524.

Hilpert, Carolin. 2014. Strategic Cultural Change and the Challenge for Security Policy. London, UK: Palgrave Macmillan UK. http://link.springer.com/10.1057/9781137383792.

Johnston, Alastair Iain. 1995. Cultural Realism.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https://www.degruyter.com/document/doi/10.1515/9780691213149/html.

Longhurst, Kerry. 2018. Germany and the Use of Force. Manchester, UK: Manchester University Press. http://www.manchesterhive.com/view/9781526137401/9781526137401.xml.

Snyder, Jack L. 1977. The Soviet Strategic Culture. Implications for Limited Nuclear Operations. Santa Monica, CA: RAND.

Tappe, Jonathan, and Fredrik Doeser. 2021. “A Machine Learning Approach to the Study of German Strategic Culture.” Contemporary Security Policy 42(4): 450–74. https://doi.org/10.1080/13523260.2021.199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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