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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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의 커피 한잔하기

전주 삼백집에서 문득 오기사님의 일러스트를 보았다. 늘 오기사님의 책을 재밌게 보는 사람으로서 삼백집에서의 일러스트는 뭔가 반가웠다. 동시에 삼백집이 오기사님의 일러스트를 마음껏 우려먹는 다는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여기서 전주에서의 미스테리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다. 삼백집 옆에 ‘납작한 슬리퍼’라는 매우 모던한 분위기의 카페가 있는데, 이 카페의 인테리어와 설계에 혹시 오기사님이 개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백집은 콩나물국밥집으로서 전주에서 맹위를 떨치는 집이지만, 사실 카페 경영 및 카페 디자인의 노하우는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혹시 오기사님이 여기에 개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전주는 사실 카페 문화가 막 크게 발전한 동네가 아니다. 솔직히 한옥마을 ..

일상단상 2012.09.07

일본의 전쟁책임과 피해자 의식, 그리고 정당화

한동안 지나친 한국의 내셔널리즘을 비판해왔지만, 결국 해야할 작업이기에 일본의 피해자 의식과 전쟁 책임, 그리고 정당화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써보도록 하겠다.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 국민들이 가장 많이 도망갈 수 있는 명분은 나치 독일과 달리 전쟁에 국민들이 동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국민들은 여기에서 자신들이 찬성하지 않은 전쟁에 말려 들어갔으며, 결국 일본 국민은 피해자라는 논리가 가능하다. 실제로 일본 내의 진보적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 더불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으로 촉발되는 일본의 전쟁참화에 의한 피해자 의식은 이러한 논리 구조를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과연 일본이 피해자이기만 할까? 그것은 아니다. 적어도 식민지 범죄에 있어서 일본 국민은 면죄부를 받을 수 없는 문제다. 물론 한국에..

연필로 하는 필기를 싫어함으로서 더 나아가기-목적론적 가치의 남용과 오독에 대한 다짐.

나는 연필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한 연유에는 악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나는 흘려 쓰는 악필인데, 이러한 악필로 연필을 쓰면 아무것도 분명하게 써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악필이라는 것이 더 도드라진 다. 실제로 만년필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이런 악필 때문이니, 연필은 거리가 참 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좋은 연필을 받을 때도 아낌 없이 뿌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연필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있다면 연필로 하는 데셍이나 이런 것과도 전혀 친해지지 않았다는 것. 뭐 근데 내가 그런 활동을 얼마나 하겠는가. 혹자는 연필에 사각거리는 감각과 연필을 깎으며 느껴오는 그 감촉이 연필을 쓰게 하는 동력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한 감각과 감촉이 굉장히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일상단상 2012.08.29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개인의 포스팅에 대한 가치판단에 대하여.

최근에 드는 생각인데 확실히 나는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와 같은 류의 sns와는 잘 안 맞는다. 주위 친분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서비스는 집 뒤 정원 꾸미듯 sns를 다루는 나에게는 사실 뭔가 버겁다. 차라리 트위터가 본인에게 잘 맞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말 쓰고 벽에다 푯말 달 듯이 쓰는 트위터가 주위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것이 주가 되는 페북이나 싸이보다는 더 맞는 듯하다. 사실 본인이 sns를 어떻게 쓰던지 간에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게 싫다. 허세를 부리면 어떻고, 비련의 주인공이 되면 무슨 상관인가? 좀 찌질하고 징징되는 것에 무슨 상관인가? 싫으면 싫다고 말하거나 구독 및 친구를 끊으면 되는 것이지……. 당신이 그 사람을 책임 못 지..

일상단상 2012.07.17

탈냉전 이후 한일관계의 역사문제의 패턴화에 대한 서문

한일관계는 양국간의 우호관계와 지속적인 협력 증진에도 불구하고 불신과 반감이 존재하며, 양국관계의 역사문제에 의해 불신과 반감이 조장된다. 이는 양국관계의 변동과 기복으로 연결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나타난 본 논문은 기존의 선행연구들과 달리 한일관계에서의 역사문제의 패턴을 행위자라는 함수를 놓고 분석하여 현재의 한일 양국관계의 역사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며 지속성을 갖는지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려 한다.일반적으로 한일관계의 패턴은 선제적 움직임을 가지는 일본과 그에 대한 대응을 하는 한국에 의해 이뤄져왔다. 그리고 여기에서 단순히 정부영역뿐 아니라 관료와 미디어, 그리고 민간영역의 시민단체까지 행위자로서 개입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행위자들은 단순히 하나의 패턴으로만 기능하는 존..

IR세미나 후기

IR세미나 후기를 쓰는 지금은 사실 IR세미나가 끝난 지 오래인 이야기이다. 지금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쓰는 ‘명분’이 어디에 있을까하는 고민은 했지만 반성이 있어야 진보가 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점차 나아지리라는 일종의 신앙적인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합리가 아니다. 일종의 신앙이고 나의 태도(Attitude)의 문제라고 생각한다.처음에 내가 이런 일을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고민을 했다. 분명 비전공자들보다야 많은 공부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국제정치이론 전반을 꿰뚫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나 역시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그랬기에 매 방학마다 텍스트를 혼자 틀어박혀 읽고 되새기고 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방법론 차원에서는 대학원을 처음 ..

Politics 2012.04.02

영국 음식에 대하여

본인은 사실 영국 음식은 그동안 말만 들어온 사람이다. 오히려 고든 램지나, 제이미 올리버 같은 유명 쉐프들이 등장하면서, 영국의 음식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혼자 여행하면서 이런 세프들의 레스토랑에 예약해서 가기는 애매했다. 그래서 본인은 런던의 음식을 접해야 했던 곳은 일종의 펍, 패스트푸드, 그리고 가게에서 파는 샌드위치들이었다.하지만 이러한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영국의 음식에 악명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에 맛본 맥도날드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프렌치 프라이가 참 쓰게도 짜고 빅맥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맛이 겉도는 느낌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빅맥이라는 버거요리 자체가 맛없기가 사실 어려운 요리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씹으면서도 알 수 없었다. 뭐랄..

etc. 2012.04.02

런던에서 하지 못한 것들

생 폴 성당에서 넬슨과 처칠의 묘를 방문하고 오기. 영국의 축구장을 방문하기. 세익스피어의 연극을 보고 오기. 피시앤칩스를 정말 유명한 데서 먹어보기.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 램지와 같은 유명 쉐프의 레스토랑 방문하기. 대영도서관에서 책을 열람해보기. 캠던 타운의 클럽 가보기. 수트 한 벌 맞춰보기. 애프터눈 티 세트 즐기기. 대영박물관 메인 홀에서 수다를 진하게 떨어보기. 런던 아이에서 애인님과 함께 야경 구경하기. 런던의 근위병들과 사진 한 장 같이 찍기. 솔즈베리를 방문하여 마그나 카르타와 스톤헨지 구경하기. 옥스포드에서 루이스 캐럴은 흔적 따라 다니기. 런던 던전의 음침함 느끼기. 잭 더 리퍼의 범죄 현장 방문하기. 로열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관람하기. 런던의 고서점에서 서적 구입하기. 내셔널 포..

etc. 2012.03.31

런던 여행에서 겪었던 단상 하나-화장실을 찾아라.

런던 여행에서 겪은 일 중 가장 난감한 상황은 바로 화장실을 찾는 것이었다. 우선 런던은 서울처럼 지하철역에 화장실이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있더라도 어디 있는지 알아내기가 매우 어려우며, 무료인 경우는 확률이 더 줄어 든다. 일주일 간에 여행에서 본인이 런던에서 화장실 문제로 미치기 직전까지 갔던 적은 총 세 번에서 네 번이 있었다.첫번째 그런 일을 맞닥트렸을 때는 다행히 한 20분간을 헤맨 결과 튜브(런던의 지하철) 역 안에서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런던의 튜브 역 안의 화장실이 찾기 어려울 뿐이지, 어쨌든 있다고만 생각을 했다. 문제는 두번째의 상황에서 였다. 타워브리지에서 위기감을 느낀 나는 타워브리지의 인근 역인 타워힐로 갔으나, 화장실은 찾을 수가 없었고 결국 일단..

etc. 2012.03.29

'사적 추모'에 대한 서언

동북아시아의 3국. 즉 한 중 일이 가지는 추모와 기념의 형태는 사실 유사하다. 대부분 이러한 추모의 형태의 원천으로서 나타나는 것은 바로 ‘사당’과 ‘위패’의 형태이다. 사실 이러한 ‘사당’과 ‘위패’의 추모의 단위는 본래 하나의 혈족, 혹은 인척 이상을 넘지 못한다. 즉 ‘사당’과 ‘위패’로 나타나는 추모의 형태는 궁극적으로 개인적이며 어떠한 공동체의 합의나 혹은 합리에 의한 추모가 아닌, 당위와 윤리로서의 추모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대부분의 추모의 대상이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개인을 지향한다. 그리고 또한 대부분 추모와 기념이 추모와 기념 대상이 공동체와 공적 체제에 기여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의 개인적인 ‘희생’과 ‘죽음’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추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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