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보기292 한국 정치 갈등의 본질: 이념 양극화가 아닌 정서적 양극화를 중심으로 서론: 한국 정치를 바라보는 지배적 시각과 그 한계"요즘 세상이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흔한 답변은 "이념 양극화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중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언론은 연일 "좌우 대립 심화", "이념 갈등 격화"를 보도하고, 정치평론가들은 한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찢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진단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서, 우리는 거의 모든 정치적 갈등을 '이념'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데 익숙해졌다. 젠더 갈등이 일어나면 "진보적 페미니즘 대 보수적 반페미니즘"으로,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면 "좌파적 규제 대 우파적 시장주의"로, 심지어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조차 "진보냐 보수냐"로 구분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목.. 2025. 6. 13. 트럼프의 NATO 5% 요구: 동맹의 균열과 군사력 강화의 딜레마 2025년 6월 5일, 브뤼셀 NATO 국방장관 회의장.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가 던진 한 마디가 70년 역사의 대서양 동맹을 뒤흔들었다. "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하라." 그의 자신만만한 표정과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주장은 회의장 안팎의 당혹감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충격과 혼란: 첫 반응들회의가 끝난 직후, 각국 국방장관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마치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가 갑자기 200km로 가속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NATO 30개 회원국 중 GDP 대비 2% 이상을 국방비에 지출하는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하다. 폴란드(3.9%), 에스토니아(3.4%), 미국(3.4%), 그리스(3.1%) 등 소수만이 3%를 넘는 상황.. 2025. 6. 5. 트럼프의 관세 게임: 진짜 국가이익은 무엇인가 원래는 어디에 실렸어야 할 글이지만, 여기에만 남겨 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관세 정책 변동은 국제정치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34%의 관세를 부과하는 급진적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월스트리트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국채와 달러화까지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 놀란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만에 75개국에 대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하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세율을 100%가 넘게 상향 조정하는 극단적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동을 보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제기된다."과연 이런 관세 정책이 미국에게 실제로 이익이.. 2025. 6. 2. 과거를 넘어서는 협력: Herrera와 Kydd의 'Don't Look Back in Anger' 전략과 그 한계 사실 Herrera와 Kydd의 "Don't Look Back in Anger: Cooperation Despite Conflicting Historical Narratives" 논문은 국제관계에서 역사적 내러티브의 차이가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중요한 연구이다. 이 논문은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활용하여 역사 인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협력이 가능한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다(Herrera and Kydd 2024).기본적으로 국가 간 갈등에서 과거사에 대한 해석 차이는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각국은 자국에 유리한 역사 해석을 고수하며, 이는 상대국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으로 이어진다(Kacowicz 2005; Lind 2008). 그러나 Herrera와 Kydd는 이러한 상.. 2024. 8. 25. IR 학계의 '언어적 제국주의' 논쟁: 영어 지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기존의 관점 IR 학계는 영어 위주로, 특히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 나 역시도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학문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나는 한국어나 일본어, 스페인어로 생산된 글을 보는 시간보다 영어로 생산된 글을 훨씬 더 많이 보고 있으며, 강의할 때도 영어로 된 교과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은 IR 학계의 영어 중심 현실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상황이 지식 생산과 전파에 있어 언어가 갖는 중요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그리고 이것이 IR 학문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영어로 된 자료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놓치고 있는 다양한 관점과 지식은 없는지 자문.. 2024. 8. 19. Realism은 Realpolitik와 동일한가? : John Bew의 "Realpolitik: A History"를 중심으로 국제정치학, 특히 Realism과 Realpolitik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과연 Realism은 정말로 'real'한가?"라는 의문에서 비롯되었다. Realism이 그리는 세계가 오히려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현실과 괴리된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다시 말해, Realism이 ceteris paribus(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라는 가정 하에 너무 많은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John Bew의 "Realpolitik: A History"는 이 문제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Bew의 책은 Realpolitik의 기원부터 현대적 적용까지를 추적하면서, 이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해석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19.. 2024. 8. 15. 이전 1 2 3 4 5 ··· 49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