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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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69

-2- 전주의 공간, 객리단길, 힙스터 문화의 이식

한국의 힙스터, 혹은 트렌디한, 혹은 힙한 문화를 지적하자면 90년대 후반부터의 홍대 거리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소상공인 중심의(혹은 그렇게 보여지는) 행위자들을 기반으로 좁은 거리와 골목 중심을 기반으로 2-30대의 소비를 겨냥한 문화가 바로 오늘 날의 힙스터문화의 시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도 수많은 변형을 거쳤는데 망원과 상수동으로 확장되었고, 가로수길과 도산공원에도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주었고, 이태원과 한남 주변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문래동과 성수동, 그리고 더 나아가 익선동과 을지로에도 크나큰 공간적 변형의 원형이 되었다. 물론 더 거슬러가자면 일본의 다이칸야마나 지유가오카, 시모기타자와가 언급이 되겠지만 이는 사업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힙’한 문화의 전형을 어디에서 모티브를..

전주 이야기 2020.12.04

-1- 전주의 공간 : 신시가지의 욕망, 욕망의 신시가지

논의의 본위를 세우지 않고 사례부터 쓰는 것을 본래 선호하지 않지만, 이 주제로 사례를 채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의의 본위가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다뤄야할 사례는 전주의 신시가지이다. 이 사례를 고른 이유는 일단 전주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실망하면서 돌아가는 곳이기도 때문이다. 그 실망의 이유는 대개 간결하다. 이곳이 다른 도시들과 다른 게 무엇일까 하는 그런 이유이다. 다만 전주 사람에게는 이곳이 굉장히 이질적인 곳인데. 이러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먼저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전주에는 사실 이런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짚자면 과거의 시내역할을 하던 관통로와 유사한 공간은 광주의 금남로나 대전의 은행동이지 서울이나 신도시들의 그런 풍경과는 차이가 있..

전주 이야기 2020.12.02

John Dower, 『폭력적인 미국의 세기』

이 책은 묘한 책이다. 물론 미국의 역사학자치고 미국의 패권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은 사람이 몇이냐 있겠냐만은 다우어의 이 책은 여태까지 존 다우어가 주로 일본을 주로 다뤘고, 잘해야 일본의 GHQ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좀 뜻밖이다. 이 책에서 좀 아카데믹하게 읽혔던 부분은 이른바 군사변혁이 미국의 군사적 우위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미국의 국가이익과 패권유지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진지하게 되묻는다. 이는 이른바 비대칭전쟁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다우어가 처음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기술혁신에 의한 군사변혁에 대해서 미국의 패권 유지에 필수적이었다는 견해에 대하여 오히려 이러한 맹목적인 군사변혁 추구가 미국에게 취약성을 증대해줬다는 지점은 되새겨볼만한 부분이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정치적으..

윤종신 - Empty City

2016년의 윤종신의 걸작은 개인적으로 Empty City라고 생각한다. 매년 윤종신은 여름 즈음에 음악적 실험을 저지르는 경향이 나타나는 데 이 노래는 그러한 실험 중에서 걸작 중에 하나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윤종신은 이른바 '월간'체제로 돌입한 이후 수작을 이러한 음악적 실험을 하는 여름과 겨울의 전통적으로 윤종신이 강점을 보이는 발라드 두 군데에서 보이는데, 여름의 수작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난 이 노래를 꼽고는 한다. 이렇게 더운 여름밤에 즐기기에 좋은 곡이라는 생각도 한다. 런 편곡의 노래를 들으면 굉장히 쫀쫀하다고 느끼는데, 영어로 표현하면 feel tight 정도가 될 것 같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편곡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개코의 랩핑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는데 윤종신..

음악 이야기 2018.07.16

사회운동 내의 파토스 과잉에 대하여

대부분의 ‘현상타파’를 추구하는 사회변혁운동이 가지는 공통적인 속성 중 하나는 로고스와 파토스가 동시에 작동한다. 이른바 가치적 지향과 동시에 당위적 추구의 로고스와 이러한 지향에 대한 모티브인 동시에 이를 호소하도록 해주는 동력으로의 파토스가 이러한 사회변혁운동을 구성해주는 관념적인 속성이 된다.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가치수호운동 및 가치회복운동과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사회변혁운동이 가지는 로고스와 파토스의 상호양립과 달리 보통은 로고스의 우위와 그에 의한 종속현상이 나타난다. 이른바 ‘현상유지’적인 이러한 행태가 상대적으로 ‘이성적’이라는 호소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나타난다. 성리학의 논점으로 이러한 사회운동과 로고스와 파토스의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결국 ‘사단’과 ‘칠정’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일상단상 2018.07.11

두시간 거리

나이가 들다보니 종종 조금 멀리 와서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작년에도, 그 전해에도 그러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내가 얼마나 멀리 와버렸는가를 느낀다. 그 와버린 것에 대해 후회는 없지만, 뭔가 많이 변해버린 듯해 안타까운 그런 마음은 있다. 다시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돌아가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주를 내려갈 때 버스 안이나 기차 안에서는 지겹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주 가지 않았던 곳을 방문하는 그런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좀 더 많이 돌아 다녀야겠다. 그래야 뭔가 산다는 느낌이 들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일상단상 2018.07.03

90년대 초반의 한국의 아이돌은 왜 아티스트화되었는가?

지난 글에 이어서 하는 일종의 설명이다. 지난 글의 목적은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의 관념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글이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왜 한국은 그러한 경로를 선택했는가에 대해서 물음이 남았다. 이를 어느 정도 잘 설명해주는 책이 사실 있다.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은 이러한 배경을 어느 정도 잘 보여주고 있고 당대의 상황과 이른바 역사적 정리를 어느 정도 잘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목적은 엄밀히 말하면 90년대의 명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하는 책이기에 왜 90년대의 아이돌과 아티스트가 사실상 같이 가는 결정적인 시기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90년대가 아이돌과 아티스트가 혼재된 굉장히 이상한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이 글을 보고, 더 알고 싶으시다면..

음악 이야기 2018.07.02

다케우치 미유(竹内 美宥)- 異邦人 cover

토요일의 포스팅은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하려 한다. 이번 주에 본 컨텐츠를 간결하게 소개하는 뭐 그런. 원곡은 1979년의 구보타 사키(久保田早紀)의 노래인 異邦人이다. 커버한 가수는 현재 프듀 48에 참가중인 다케우치 미유이다. 이른바 '최애'는 아닌데,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분이 이미 옛적에 졸업한지 알았다. 총선에서도 권외가 된지 오래고, 원래 노래는 잘하는 것은 알았지만 아직까지도 남아 있을 줄도 그리고 프듀 48로 한국에 올 줄도 몰랐다. 한국어도 그럭저럭 공부해서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통역하는 장면도 몇번 잡혀있는데, 프듀48에 많은 것을 건 분이기에 잘 되었음 싶다.노래 자체는 48 안에서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내가 AKB를 관심있게 보기 시작한게 9기부터이고, 가장 사연 많고 커리어가..

음악 이야기 2018.06.30

와인취향

커피는 좋아하지만 그 와인 특유의 그 탄닌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감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도 이는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일 텐데 그 혀를 감도는 떫은 느낌은 어떻게 해도 좋아할 수 없다. 그 향과는 무관하게 그 떨떠름한 그 감각만으로 기각이다. 그래서 카베르네 쇼비뇽이나 말벡은 일단 피하고 본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는 화이트와인을 선호하지만, 상대가 레드와인을 고를 때는 어떻게든 가장 주류의 와인인 카베르네 쇼비뇽은 일단 제끼고 본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어제 고른 와인은 피노누아였다. 입에 닿는 음료는 꾸덕한 느낌이 없어야 해서 피노누아를 선호하는 편인데, 보르도 계열의 와인을 예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취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음식의 향이란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향이 맛을 압도해서는 ..

일상단상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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