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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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정치에서의 피해자의식 문제와 사과-용서의 문제에 대한 짧은 소감

기억의 정치를 추동하는 감정적 기반이 피해자의식(victimhood)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 피해자의식을 사회는 어떻게 수용해야 보다 더 '정당한' 기억의 정치의 구축이 가능한 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고, 이것이 엇나갔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사실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피해자의식이 기억의 문제를 호명하고 집단기억을 형성하며 보다 역사적 진실의 회복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넘어서 여러 문제를 형성하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고,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 엄연히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명분 삼아' 다시 피해자의식을 압박하는 이른바 역정치적인 주장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연..

사법개혁에서 정치적 자율성과 법적 전문성은 어떠한 결과를 낳는가?-사법정치 연구 관점에서 짧은 글

비교정치와 군대사회학을 통트는 연구분야인 민군관계에서 가장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헌팅턴의 가장 큰 실수는 바로 군의 전문가주의, 즉 전문성이 높아지면 군이 점차 독립성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의 견고한 안보전문가로 포지셔닝을 하게 되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Huntington 1957). 그러나 이는 그 뒤에 수없이 많이 반박되어 왔으며, 이에 대해 이론적인 수정으로 이른바 군의 전문성은 단일하지 않으며 어떤 전문성에 의하면 헌팅턴의 주장대로의 경향성이 생기지만, 오히려 군의 전문성이 증가할 때 군의 정치적 참여, 좀 더 나아가면 쿠데타나 문민통제의 원칙에서 빗겨가는 정책결정과정에서 군의 독단적인 영역 확립 및 군의 정당 참여가 강고해진다는 이론들이 등장하였다(Feaver 2..

Politics 2021.01.11

감정 '대통령'이 정말 이성을 공보관으로 부리고 있는가?

하이트의 사회적 직관론은 다음과 같은 추론과 설명에 기반한다(Haidt 2001). 첫째는 ‘도덕적 판단은 신속하고 자동적인 직관의 결과인 그 후에 따라오는 느리며 의식적인 도덕적 추론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개인의 도덕적인 판단은 감정에 직결되고 추론은 이를 ‘합리화’한다고 본다. 언뜻보면 직관적이고 실제로 흄은 이러한 논증을 한 바 있다. 다만 이 지점은 칸트가 예리하게 비판 발전시킨 바 있으며, 칸트는 형이상학이 이성의 인식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주장에 대해서 도덕의 ‘보편타당성’을 주장했던 것이다. 물론 필자의 생각은 흄과 칸트 모두 ‘경험적 증거’가 없는 ‘선험적인 이론적 논쟁’이라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서 하이트의 실험과 그의 연구들은 이를 경험적으로 따져본다는 지점에서 가치가..

Politics 2020.12.20

Who is the most, What is The first question, and How valuable is Johan Skyette Prize? - 정치학의 노벨상?

강의를 하던 과거에 어떤 정치학자를 가장 존경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내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질문자는 질문을 수정하였다. 사회과학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나는 늘 말하던 대로 경제학자인 Paul Romer라고 답을 하자 오히려 질문을 한 이들이 더 당혹스러워했다. 왜 그 경제학자냐고 묻자, 사회과학자 중에서 ‘실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실증의 차원’에서 고민했던 사람은 Romer 뿐이고, 더불어 그의 내생적 성장이론 자체야 말로 ‘혁신’과 교육이 왜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지 최초로 규명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했으며 더불어 왜 노벨경제학상을 같이 논쟁한 사람들 중에서 살라이마틴 빼면 다 받았는데 살라이마틴의 공로가 이론적 차원의 새로운 기여라기보다는 경험적 차..

Politics 2020.12.17

-4- 전주의 공간 : 한옥마을, 욕망의 협상게임

전주 한옥마을은 도시의 레거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형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러한 레거시는 단순히 레거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레거시가 어떻게 재생산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전주 한옥마을이 오늘 날 전주가 관광지로 부상하게 될 메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그 이전에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른바 ‘붐’과 ‘힙’을 전망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보여준다. 한옥마을이 선택된 이유는 이른바 명확하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명확할 수 없었다. 전주 한옥마을이 핫한 여행지로 먼저 선택된 것이 아니라, 전주가 사실 선택되었고, 그 전주에서 이른바 매개적인 코어로 기름부음 당한 곳이 한옥마을이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먼저 전주가 선택된 이유는 잘 알다시피 이른..

전주 이야기 2020.12.13

-3- 전주의 공간: 북대 앞에서

스스로는 전대로 불리길 원하지만 그 누구도 전대로 부르기 보다는 북대로 부르는 곳의 구정문 앞은 단순히 전주를 넘어서 전라북도 전체에서도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때는 전라북도 전체에서 유일하게 2-30대 유흥문화의 사실상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공간을 신시가지앞에 내놨지만, 북대 앞은 여전히 복잡한 공간의 모습을 보였다. 대략 북대의 기능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대학가로서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두 가지의 기능이 파생된다. 파생되는 기능으로 둘째는 대학생들의 주거공간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셋째는 대학가를 지탱하는 상업지구로의 기능을 하였다. 다만 여기에서 단순히 대학가로의 상업지구의 수준을 넘어서, 전북전체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로의 기능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

전주 이야기 2020.12.08

-2- 전주의 공간, 객리단길, 힙스터 문화의 이식

한국의 힙스터, 혹은 트렌디한, 혹은 힙한 문화를 지적하자면 90년대 후반부터의 홍대 거리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소상공인 중심의(혹은 그렇게 보여지는) 행위자들을 기반으로 좁은 거리와 골목 중심을 기반으로 2-30대의 소비를 겨냥한 문화가 바로 오늘 날의 힙스터문화의 시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도 수많은 변형을 거쳤는데 망원과 상수동으로 확장되었고, 가로수길과 도산공원에도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주었고, 이태원과 한남 주변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문래동과 성수동, 그리고 더 나아가 익선동과 을지로에도 크나큰 공간적 변형의 원형이 되었다. 물론 더 거슬러가자면 일본의 다이칸야마나 지유가오카, 시모기타자와가 언급이 되겠지만 이는 사업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힙’한 문화의 전형을 어디에서 모티브를..

전주 이야기 2020.12.04

-1- 전주의 공간 : 신시가지의 욕망, 욕망의 신시가지

논의의 본위를 세우지 않고 사례부터 쓰는 것을 본래 선호하지 않지만, 이 주제로 사례를 채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의의 본위가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다뤄야할 사례는 전주의 신시가지이다. 이 사례를 고른 이유는 일단 전주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실망하면서 돌아가는 곳이기도 때문이다. 그 실망의 이유는 대개 간결하다. 이곳이 다른 도시들과 다른 게 무엇일까 하는 그런 이유이다. 다만 전주 사람에게는 이곳이 굉장히 이질적인 곳인데. 이러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먼저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전주에는 사실 이런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짚자면 과거의 시내역할을 하던 관통로와 유사한 공간은 광주의 금남로나 대전의 은행동이지 서울이나 신도시들의 그런 풍경과는 차이가 있..

전주 이야기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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