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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155

자원은 그대로 국력이 되는가? : 국력에 대한 전략시뮬레이션적 접근의 문제 국력(national power)은 국제정치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한 국가가 대내외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동원할 수 있는 총체적 능력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국력의 주요 구성 요소로는 영토, 인구, 천연자원 등의 물적 자원이 강조되어 왔다. 이러한 인식은 게임 세계에서도 반영되어, 많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자원 보유량을 국력과 직접 연계하는 단순화된 메커니즘을 채택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현실 세계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으로, 자원과 국력 간의 관계를 선형적(linear)으로 가정하는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자원이 그대로 국력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물며, 자원이 실질적인 국가 역량으로 발현되기까지는 다층적인 정치·경제·사회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단순한 자원의.. 2024. 6. 17.
한국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할 때 벌어지는 문제에 대하여 한국 사회에서 일본과의 비교는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화두입니다. 경제 발전 모델, 기업 문화, 사회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를 견주는 담론이 끊이질 않죠. 그런데 우리는 과연 적절한 비교를 하고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한일 비교 논의에 흔히 나타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보다 건설적인 비교를 위한 제언을 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종종 수십 년 전 한국과 일본의 모습을 기준 삼아 현재를 재단하곤 합니다. 가령 1980년대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강조하며 당시의 한국을 열등한 존재로 그리는 식이죠. 그리고는 그런 구도를 마치 변함없는 진실인 양 오늘날에도 투영합니다. 하지만 이는 두 나라가 지난 30~40년 간 겪은 극적인 변화를 간과한 탓이 큽니다. 1980년대 한국은 정치적 격변기였고 경.. 2024. 6. 15.
식민지 경험은 이후 등장한 독립국가의 정치 체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Lee와 Paine의 "Colonial Origins of Democracy and Dictatorship" 리뷰 Alexander Lee와 Jack Paine의 저서 Colonial Origins of Democracy and Dictatorship는 식민지 경험이 식민지 국가의 정치적 경로에 미친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한 작품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식민지 경험이 정치 및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근대화 이론과는 달리, 식민지 역사로 인해 민주주의로의 전환 여부와 권위주의 체제의 형성이 결정된다는 복잡한 논리를 제시한다.이 책은 식민지 본국의 정치 제도가 식민지의 정치 체제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영국처럼 다원주의적인 본국을 가진 식민지는 선거 제도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같은 권위주의적인 본국을 가진 식민지는 그렇지 않았다 . 이러한 차이는 독립 .. 2024. 5. 19.
미국의 이스라엘 정착민 제재, 대신 선택된 '현실적 압박' : 경제제재는 왜 선택되는가? https://www.theguardian.com/world/article/2024/may/12/could-new-us-sanctions-threaten-future-of-west-bank-settlements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극단주의 정착민과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 및 개인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한 정착민들을 처벌하고, 요르단강 서안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세력을 견제하겠다는 취지입니다.흥미로운 점은 이번 제재가 이스라엘 정부나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정착촌과 관련된 특정 집단과 개인만을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정책 자체를 정면으로 겨냥하기보다는, 과격 정착민 세력을 '외과적'으로 응.. 2024. 5. 13.
바우하우스의 신화와 실체, 예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성찰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article/2024/may/06/bauhaus-nazis-collaborators-auschwitz-crematoriium 독일 바이마르에서 열린 바우하우스 전시가 한 세기 전 예술계의 혁신으로 찬사받던 이 학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화제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 설립된 독일의 미술·디자인 학교로, 당시로선 파격적인 교육 이념과 실험적 작품으로 모더니즘 예술을 선도했다. 그러나 바우하우스는 1933년 나치의 압력으로 폐교되고 만다.폐교 이후 바우하우스는 나치에 항거한 진보적 예술 운동으로 신화화되기 시작했다. 바우하우스 건축과 디자인은 자유와 진보의 상징으로 칭송받았고, 바우하우스 예술가들은 나치의 억압에 굴하지 않은 .. 2024. 5. 6.
가깝고 자주 접촉할 수록 우리는 잘 이해한다는 선입견은 맞는 것인가?: 타 집단과의 접촉, 교육, 그리고 사회적 직관론이 드러내는 복잡한 인식의 세계 우리는 종종 '가까이에서 알면 알수록 좋아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관념은 타 집단이나 타인과의 빈번한 접촉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선호를 높인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그러나 이는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회심리학 연구는 때때로 이러한 접촉이 오히려 편견을 강화시키고 부정적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 집단과의 접촉이 편견을 강화시킬 수 있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일상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믿음과 선입견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확증 편향'이라고 알려진 심리학적 현상으로, 개인은 자신의 기존 관점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주목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타 집단과의 접촉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편.. 202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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