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you have I been absent in th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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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단상 68

오늘 마주하기

어느덧 가을인데 크게 변한 것은 없다. 프린터는 여전히 종이가 자꾸 걸려 속을 썩이고, 데스크톱은 느리고 내 게으름도 딱히 변함이 없으며, 커피 한 잔 없이는 여전히 하루를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조금 변한 것이 있다면 술이 좀 늘어가고 있으며, 시가를 한번 세트를 다 갖추고 피워보고 싶다. 이전 보다 조금은 무책임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드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딱히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에서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얘기하고 느낀 것은 나라는 사람은 늘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과 전주가 낯설듯이 그 사람들과 전주 역시 내가 낯설 것이다. 어떻게든 피차 마찬가지인 것이다. 변화라는 것은 늘 아무 일도 없듯이 찾아온다는 것을 늘 알고 있지만 나는 그것을 잘 체감하지 못하..

일상단상 2013.09.24

인디안썸머에 힘들어하며

무슨 인디언 썸머라도 되는 마냥 날씨가 요사스럽게 덥다. 이렇게 더운 날의 하늘은 무겁게만 내려오고 있다. 의욕이 떨어져 나가지만 내가 공부를 놓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냥 묵묵히 하늘만 볼 뿐이다. 무엇을 급하게 해야할 지가 좀 막막하다. 강의노트도 써야 하고, 페이퍼도 써야 하건만 의욕이 없는 뭔가 멍한 상태이다. 개강을 했음에도 무언가 내 주변에 변화가 없는 일상이 이리 무기력하게 만들었나 생각해본다. 인간에게 계절과 계절에 발맞춘 이벤트가 필요한 것은, 그것은 적절하게 자신을 환기시켜 끊임없이 새로운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최근에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위에서 몇 가지의 이벤트 덕분에 개강과 개강사이의 여름이 오히려 더 공적으로 번거롭게 만들어 주었고 덕분에 지금의 나는 개..

일상단상 2013.09.09

휴식의 필요

휴가계획을 묻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휴가계획을 잡지 못했고 어어 하다 보니 어느새 여름이 다가고 있었다.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인생이 끝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 해본다. 이렇게 머뭇거리기만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중이다.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 옵션이 있는 데, 그러한 옵션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다. 사실은 급한 것이 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내게 급한 것은 휴식이니까 말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몸이 많이 상했다.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댓가를 치루는 것이라고 혹자가 말했다. 그 진단에 대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동안 많은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

일상단상 2013.07.29

어제의 날씨 떠올리기

뛰기 시작하니 비가 오지 않던 장마철이 폭우시즌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동남아에서 스콜 오듯이 떨어지고 있다. 일상을 방해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맥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상의 문제를 내가 어쩔 수는 없으니 그저 넘길 뿐이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가능한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는 이상의 것을 갈구할 수 없다는 것을 늘 깨닫고는 한다. 날씨 문제가 이런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지만, 날씨 문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내가 음악을 계속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요새 한다. 참 쓸모 없는 망상이지만, 지금보다 어쩌면 더 재미없게 살았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적어도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둬야 행복하지 그것이 직업이 된다면 그것만큼 괴로워질 확률이 높은 행동이 없다..

일상단상 2013.07.14

꿈에 관한 짧은 대화

“꿈이라는 것은 많을 수록 좋은가요?” “아니 그것은 아마 아닐 거야.” “그럼 꿈은 어떨수록 적당한거죠?”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이룰 수 있는 정도만 가지는 게 좋겠지.” “아아. 그 다음은요?” “자기가 더 나아질 수 있을 정도로 약간 오버한 게 좋지 않을까?” “꿈이라는 것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하잖아요?” “물론. 그래도 죽도 밥도 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수단이 되어버리는 편이 나을 거 같아.” 목적으로서의 꿈, 수단으로서의 꿈. 사실 둘다 결국 소중한 것.

일상단상 2013.07.10

같이 글 쓸 사람을 찾아 사람을 만나다.

글을 같이 쓸 수 있다는 사람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면 가끔 넌지시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이 사람이 나와 글을 쓸 수 있는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있다. 다만 결과는 대개 부정적이다. 간혹 이 사람과는 같이 글을 쓸 수 있겠다 하는 것은 있지만 거의 그런 사람은 매우 매우 드물다. 그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 나는 조용히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담아 둔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듣는 과정에서 내 생각을 전해주기도 하고, 내가 아이디어를 얻어 가기도 한다. 기대하던 소득은 없지만 기분이 나쁠 진 않다. 사람들하고 이야기 나누고 그 과정만큼 좋은 유희도 없다. 그런 유희를 통해서 내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도 가다듬을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

일상단상 2013.07.08

성격개조사업

사적인 용도로 글을 쓴다는 것이 사치인 시기다.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는 많고 그러다 보니 이런 글 저런 글을 생각했지만 다 뒤로 밀려났고, 블로그는 버려진 채로 오래였다. 바빠진 탓이지만 관리자인 내가 제일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무엇이 그렇게 나를 바쁘게 했을까 생각을 하니 뭔가 기분이 참담해졌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 시절에는 하루에 말을 세 마디 이상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언어적인 표현을 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고 친우는 있어도 말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면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편했다. 내가 표출할 것도, 그리고 표출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던 때였고 그렇게 살았지만 교사들도 친우들도 그..

일상단상 2013.07.03

일에 치이며 하지 않던 주제를 다루기

행정 일이 많아지면서 일에 치이면서 책도 논문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블로그에 쓸만한 짧은 글을 정리하고 간간히 논문을 보는 것이 전부이다. 강의 준비 및 행정일이 사실 과도한 관계로 할 수 있는 것이 확실히 제한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런 때에 블로그에 글을 이것 저것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본다. 최근에는 사실 스케줄을 빽빽하게 잡고 있지 않다. 업무 끝에 사람들 만나고 노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지만 그렇게까지 하면서 혹사하는 것이 나에게 현재는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도 부족하고 멍 때리는 것도 부족하다. 실제로 뇌를 쉬게 해주는 것이 많이 필요한 것이 요즘의 나인 것 같다. 나에게 마음을 써주는 사람들은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은 내가 사실 다른 ..

일상단상 2013.04.12

대중에 대한 국사 지식 수준에 한탄에 대하여

한국에서 국사 교육은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강조된다. 그 강조되는 이유는 바로 한국사람의 됨됨이라는 측면에서 강조된다는 것에 있다. 즉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일정 수준의 한국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러한 기억을 공유해야 한다는 어떠한 당위를 많은 사람들이 역설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필자가 우려를 표하는 것은 과연 역사가 그런 필수 조건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윤리적 당위까지 확대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우려이다. 역사는 하나의 교양이다. 분명 하나의 민족 단위에서 기억을 공유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결과론이지 동일한 민족 공동체는 일정한 기억 이상을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민족집단이 융합되기 위해서 기억이 필요한 것이지 민족 구성원으로서 기억의 공유를 요구하는 것..

일상단상 2013.04.02

서울의 일요일 오후

주말에는 집을 나온다. 어린 시절만해도 주말에 집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나가는 것이 귀찮고, 딱히 내가 원하는 곳을 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가족에 의해 끌려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 것이 싫어 주말에 집에 있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것이 변하기 시작한 시점이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바뀐 이유를 고민해 보면 주말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내 생활의 자율이 더 추가되었다는 것을 댈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나오는 시간부터는 내 시간이니까. 서울에 와서 더 나오게 된 이유는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시절에는 하숙집이나 자취방에 있어서 주말에 할 수 있는 것은 영화감상이나 게임 정도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나오는 것이..

일상단상 20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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